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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군의 탐구생활 Sep 25. 2022

39세에 공모전에서 입상을 했다.

자존감을 높이는 노력

얼마 전에 바이오스펙테이터라는 제약. 바이오 전문 매체에서 제약 산업 동향을 주제로 공모전을 했었다. 거기에 응모했던 글이 운이 좋게도 우수상에 선정이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이오 스펙테이터라는 인터넷 매체를 처음 들어보겠지만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다양한 분석 및 소개 기사를 올리고 있으며 종사자라면 자주 들어가서 업계를 파악하기위해 활용하는 매체이다. 얼마 전 이 매체에서 '신약 개발자의 바이오 스펙테이터'라는 공모전을 하였는데 총 5가지 주제(면역항암제, 유전자치료제, 퇴행성 뇌질환, 새로운 모달리티(modality), 자유주제)에 대한 소개 글과 경향을 작성한 글을 심사하는 것이었다.  

공모전 안내 글을 보자마자 응모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각 분야별 1등은 100만 원, 2 등은 50만 원이라는 상금도 매력적이었지만 수상자의 글은 기사로 실어준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연구자는 자신의 연구 결과가 출판되는 걸 가장 큰 보상으로 여기는데 꽤나 영향력 있는 매체에 글이 실린다는 건 또 하나의 출판물이기 때문이다. 


그날 부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하루 30분에서 1시간씩 글을 썼다. 주제는 내가 종사하는 분야에서 가장 핫했던 신약의 개발과 승인 그리고 미래 전략에 관한 것이었다. 모르는 주제에 대해 처음부터 공부하며 써야 되는 것이라면 엄두도 안 났겠지만 이미 많은 논문들과 정보를 통해 학습된 것이 있어서 큰 틀이 잡히니 나름 수월하게 써내려 가졌다. 물론 머릿속에 있는 것을 적으려니 정확한 정보나 출처가 필요해 다시 논문을 읽거나 정보를 찾는 수고가 더해지긴 했었다. 


내용을 글로 정리하면 확실한 학습이 된다.

이러한 작업은 나 스스로에게도 크게 도움이 되었는데 공부한 내용을  머릿속에만 집어넣는 것보다 활자로 정리하면 좀 더 체계적인 정리가 되기 때문이다. 머리에만 넣으면 듬성듬성 아는 내용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잘 이해하는 것처럼 생각되지만 사실은 블라인드 스폿이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글로 정리하면 중간에 생긴 구멍들이 드러나며 논리적 한계점도 눈에 띈다. 내용이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되기 때문에 머릿속에도 더 오래 남게 된다. 그래서 실제 내가 어떤 분야나 지식이 정말로 쌓였는지를 스스로 판단할 때 자료를 더 이상 찾지 않고 하나의 주제로 글을 적을 수 있냐 없느냐로 판단을 한다. 


자존감을 높이는 가장 쉬운 방법

내용이 잠시 옆으로 샜지만...

고등학교 졸업 이후로 상을 받아 본 적이 없었다. 학위기간을 포함해 연구 활동을 하다 보면 학회에서 발표할 기회도 생기고 포스터 상을 받는 사람도 여럿 있지만 연구가 제대로 안 풀려 포스터 발표 자체를 거의 안 해 본 나는 그런 경험도 없었다. 그런데 나이 39세에 상을 받으니 상 받은 것 자체보다 도전을 결심하고 끝까지 완주했던 경험이 나의 자존감이 올렸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성공과 실패를 겪는다. 그런 경험 하나하나가 모여 자존감을 쌓게 된다. 하나하나의 성공과, 실패, 완주와 중단, 긍정적 경험과 부정적 경험은 더하기 빼기처럼 작동한다. 그래서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선 자존감에 더하기를 할 수 있는 작은 성취를 많이 경험하는 것이 좋다. 그런 의미로 이번 공모전 입상은 나에게 큰 더하기였고 앞으로 다가올 어느 힘든 날에 나에게 기운을 돋궈줄 작은 사탕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무엇이든 시도하자

나는 내가 상을 탈 수 있을 정도로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나는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고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설령 수상을 못하더라도 정리 자체가 나에게 큰 공부가 되었고 여러 사이트에 공유해서 누군가에게 필요한 정보를 줄 수도 있다. 이번 경험이 나에게 준 큰 경험은 상을 받았다는 것이 아니라 시도의 중요성, 시작과 마무리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시도한다고 마무리를 지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보상을 보장하지도 않지만 보상의 기회는 오직 시도를 한 사람들에게만 주어진다.


작든 크든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아래는 입상한 나의 글이 기사로 등록된 페이지이다.

http://www.biospectator.com/view/news_view.php?varAtcId=17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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