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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군의 탐구생활 Dec 21. 2022

표적 항암제 개발을 위한 6가지 질문

답을 찾을 수 있을까?

근래에 'Nature reviews cancer' 에 실린 재미있는 리포트를 읽었다


(The coming decade in precision oncology: six riddle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8-022-00529-3)

 

사실  표적/면역 항암제 개발을 하는 사람으로서 리포트에 나온 일부의 내용은 생각지도 못해  창피함을 고백한다. 그래서 리포트 내용을 머릿속에 잘 저장도 하고 혹 관심 있는 분에게도 도움이 될까하여 요약을 해보고자 한다.


이 리포트('perspective' 란 항목으로 '견해'라고 해석해야되는지 모르겠다.)는 글리백(Gleevec, 성분명:Imatinib)의 성공적인 개발 이후에 끊임 없이 연구되는 표적 항암제의 개발에도 글리벡 만큼의 효과를 보이는 표적항암제가 나오지 못하는지에 대해  수수께께(riddle)이라는 타이틀로 6가지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이 6 가지에 대한 답을 할 수 있다면 성공적인 표적 항암제의 개발과 맞춤형 치료제에 대한 밝은 전망을 볼 수 있을것이라 말한다.



 6 가지 수수께끼는 다음과 같다

1. 치료 시점이 중요한가 (Is it about time)?

2. 유해한 돌현변이는 언제 암을 발병시키는가(When is a deleterious mutation)?

3. 암이 발생하는 조직에 따라 돌연변이 양상이 다른가 (Do cancer mutations possess tissue tropism)?

4. 어떤 암 클론을 타깃해야 하는가 (which tumor clone should be targeted)?

5. 종양학자들은 그들의 환자에 대해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가(How well should oncologists know their patients)?

6. 면역 항암치료를 시작하는 적절한 타이밍은 언제인가 (What is the right time for immunotherapy)?



이 질문 들 중 나에게 큰 정보를 주었던 몇 가지를 요약 하고자 한다.


이 리포트는 기본적으로 혁명적(?)인 효능을 보인 글리벡을 중심에 두고 왜 그 이후에 개발된 다른 표적 항암제들의 효능이 제한적인지를 설명한다.

            첫번째는 1번 질문인 치료 시기이다. 글리벡의 경우 완전 관해(암이 완전히 사라져 버린경우)율이 66-95%에 달한다. 하지만 다른 표적항암제의 경우 이런 케이스는 보기가 힘들다(예를 들어 ALKi인 loratinibi의 경우 임상 2상에서 5-12% CR을 보였다). 물론 두 약은 혈액암, 폐암이라는 서로 아주 상이한 암을 타기 때문에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긴 어렵다. 하지만 이 보고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나는 이유로 치료시기를 들었는데 글리벡의 경우에도 만약 후기 단계에 처리 된다면 반응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고 환자의 생존 기간 중간값도 1년이 안되기 때문이다.  고형암(폐암, 간암 등)을 타깃하는 표적항암제의 경우 암이 전이 단계일때 투여되는 경우가 많고(전이가 되기 전이고 컨트롤 할 수 있는 크기의 경우 수술 요법이 1차 항암치료다). 이렇게 뒷 단계의 세팅에서는 이미 암세포틀이 원인이 되는 유전적 돌연변이 외에 다양한 유전적 특징을 획득하게 되고 한가지 변이 유전자만 타깃해서는 되기 어려운 상태가 되어 버린다.           그렇다면 암의 초기단계부터 표적 항암제를 쓰면 되지 않겠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는데 암세포는 아주 작은 숫자만 있어도 다시 증식이 가능 하기때문에 수술을 통해서 암세포와 주변조직을 완전히 제거하는게 최선의 방법이다. 또한 수술로 제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거나 부분적 적인가 일부 있는 경우는 수술을 할 수 있을정도로 암의 사이즈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항암제를 쓰기도 한다(adjuvant). 치료시기만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후기 단계의 세팅에서 항암제의 효능을 본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항암제의 허가 성공률이 다른 질병보다 낮은 5%에 머무르고 있을지 모른다.


            두번째는 치명적인 단일 돌연변이 자체로는 암을 유발하는데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표적항암제 개발의 기본 전제는 단일 발암 유전자(oncogene)의 과발현 혹은 돌연변이로 세포의 분열 및 증식이 강화되어 암세포로 변환된다는 것이다. 대장암의 APC 유전자가 대표적인 사례로 APC 유전자가 결손될 경우 대장암이 자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글리벡의 타깃인 ABL도 BCR과의 퓨전으로 인해 활성이 강화되어 혈액암(CML)이 발상하게 된다. 하지만 단일 유전자의 변화 자체가 암을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단일 유전자를 대상으로하는 표적치료제가 효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두번째 질문이다. 이 의구심에 대한 근거는 NGS의 발전으로 수 많은 악성 및 양성종양의 유전적 분석 결과이다. 이 놀라운 결과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발암 유전자의 변이는 악성 종양이 아닌 양성 종양에서 더 많이 관찰된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BRAFV600E 돌연변이는 50%에 가까운 흑색종 환자에게서 관찰이 되고 암의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BRAF 억제제는 melanoma 에서 승인이 된 상태이다. 하지만 이 돌연변이는 양성 종양에서는 80%나 관찰이 되고 이러한 돌연변이가 악성종양으로의 변화를 만들어 내지는 않는다. 이밖에도 FGFR, TP53 그리고 KRAS등의 잘 알려진 유전자들이 실제로는 악성종양보다 양성 종양에서 더 높은 비율로 관찰이 된다. 이러한 이유로 발암 유전자 혹은 발암 억제 유전자의 변이가 암 발생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더 많은 조건들이 필요로 하고 그렇기 때문에 단일 유전자를 막는 것으로는 암의 진행을 늦출수 없는게 아니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질문은 암세포의 다양한 클론에 대한 고려이다. 이것은 바로 앞의 질문과 연결된 것이기도 하다. 암을 이루는 세포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다양한 종류의 세포들로 이루어져있고 유전적 다양성 역시 아주 크다.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타깃하는 약물을 투여하더라도 해당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는 세포는 일부에 불과하고 다른 세포는 이 약물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오히려 암세포끼리 역시 서로 경쟁할 수 있기 때문에 한 종류의 암세포가 사라져 버리면 다른 암세포가 극단적으로 분열하여 암이 재발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현상을 'clonal evolution'이라고 한다. 재발이 일어난 암세포를 살펴보면 이미 원래의 암세포와 비교에 아주 다른 특징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는 같은 약물을 더이상 투여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 따라서 한가지 약물이 아니라 다양한 약물을 투여하여 여러 클론을 동시에 잡는 방법들이 고안되고있다. 투여방법또한 동시투여나 연속적 투여등 효과적으로  다양한 클론들을 잡아 암의 재발을 막는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NGS, single cell genomics 그리고 multi-omics 등 여러 기술의 발전으로 감쳐줘 있던 암세포의 변화들을 작은 부분까지 추적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크리스퍼, protac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존의 방법으로는 타깃 할 수 없는 유전자들이 새롭게 치료제의 대상이 되는 시대이다. 이러한 발전으로 많은 암들의 생존률이 높아져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췌장암, 폐암등 생존률이 낮은 암들이 존재하고 아직도 치료제에 내성과 저항성을 보이는 환자들이 있다. 


아직도 학교 등에서 암생물학을 해야하는 이유이고 거대 제약사들이 막대한 자본을 이용해 임상 결과를 얻어내고 분석해야하는 이유이다.


나 역시 여기의 질문들에 대한 답을 얻는데 일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



https://blog.naver.com/biomec/222958951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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