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디렉션> 수업을 통해 생각해 보는 나의 취향
회사에서는 데이터 분석 및 BI 개발이라는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일을 하고 있지만?
나는 패션과 미술사학을 전공했고 아직도 나의 전공에는 항상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두 학문을 통해 나는 다양한 예술가들과 디자이너들을 알게 되었고, 그들의 삶을 통해 '표현의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알게 되었다. 예술가들과 디자이너들은 그 누구보다 자기 자신과 세상에 대한 많은 관심, 관찰과 생각을 하고 각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해 내는 사람들이다. 나는 내가 이들의 경계 없는 표현 방식, 도전의식과 용기를 깊이 존경하고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꼭 예술/패션계가 아니더라도 나 혹은 내가 깊이 공감하는 브랜드에서 일함으로써 나만의 방식을 통해 세상에 가치 있는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다양한 필드를 경험해 왔다.
그럼에도 나는 어떤 일을 하던 항상 감각적인 영역에 대해 민감했던 것 같다. 그중 특히 결과물이 사람들이 어떻게 보여질지 - 시각적인 요소들에 대해 특히나 관심을 기울여왔다. 한 결과물이 탄생하기까지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의 고민과 협업이 필요하고, 이를 담아내는 그릇 또한 완성도가 높아야 그 가치가 온전히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최종 결과물과 사람들이 만나는 접점은 아름답고, 순수하게 '아, 좋다'라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개개인이 한 대상에 대해 느끼는 감각과 '좋다'라고 느끼는 요소는 모두 다르다. 나는 한 개인이 '좋다'라고 느끼는 것들의 특징에서 지속적으로 유사한 요소가 도출된다면 이것을 '취향'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취향은 살아오면서 쌓은 다양한 경험들에서 누적되며 자연스럽게 누군가의 내면과 표면에 자리 잡은 요소이기 때문에 정말 귀하고 소중한 것이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내 취향을 따라 하려고 한다 한들, 결코 취향의 깊은 영역까지 따라 할 수는 없다. 결국 취향은 무엇보다도 고유한 특징이며, 한 사람의 삶 전반에 나타나는 아우라적 요소이기 때문에 어떠한 능력이나 스펙보다도 가치를 높이 사야 하는 대상이 아닐까?
몇 달 전 들었던 아트 디렉션 수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자신의 취향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좋아하지 않는지 취향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어야 어떤 '좋아 보이는' 선택지가 있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온전히 자기 자신에 집중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어떤 것들을 좋아하는지 느낌적인 느낌으로는 알지만, 좋은 것들에서 정확히 어떤 요소를 좋아하는지는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특징을 찾아내기 위해 먼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나는 대로 쭉 적어 보았다.
정말 사소하다 싶은 것들까지 적어 보았는데,,,
좋아하는 것들에서 공통된 특징을 추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나의 취향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보았다.
<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특징 >
자연스러움 - 억지스럽지 않고 편안한 느낌?!
새로운 것(생각이나 배움 만남 등)에 대해 열어 놓기
감정적인 교감
심플함 - 중요한 것만 남기기
희망찬, 밝은
<나의 취향>
본질에 집중하는 심플한 외관과 철학
내가 감정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자연스러움과 편안한 느낌
새롭고 다양한 생각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커뮤니티
삶에 대한 긍정적이고 희망찬 자세
이렇게 정리해보니 나의 취향은 더욱 내 삶 전반에 반영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택하는 공간이나 물건들 뿐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어떤 순간에서의 선택들에서도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석에 이끌리듯 내 취향에 가까운 쪽으로 움직여 왔던 게 아닐까? 취향은 불변하는 것이 아니며, 평생에 걸쳐 조금씩 변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에 나의 취향에 대해 깊게 생각해봄으로써 내가 현재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취향뿐만 아니라, 내 삶에서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도 조만간 정리해 볼 생각이다.
+ TIP) 인스타그램에서 follow 하고 있는 계정들을 정기적으로 정리해보는 것을 통해 복잡한 나의 취향의 세계를 조금 더 단순하게 정리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