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마이크로매니징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에 대해서 1) 디테일을 완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시점과 대상이 있고 2)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분위기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정리했었다. 마이크로매니징에 대해서 무조건 나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전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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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부터 활동하고 있는 뉴닉 커뮤니티에도 마이크로매니징에 대한 글을 올렸는데, 아래와 같은 코멘트가 달렸다.
커뮤니케이션으로 잘 풀어가야 한다는 말 공감하지만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비단 마이크로매니징뿐만 아니라 조직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함께', '유기적'으로라는 것을 내포하고 있고 이는 결국 커뮤니케이션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무척 공감되는 코멘트였다. 수많은 사람의 성향과 이해관계, 그날의 기분과 감정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은 늘 같았다가도 매일 달라지는 아주 어려운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커뮤니케이션도 시스템처럼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마이크로매니징이 문제가 되는 것도 어떤 타이밍에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할지, 이 내용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맞을지에 대해서 리더와 실무자 모두 혼란스럽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리더가 생각한 내용과 타이밍 그리고 실무자가 생각한 내용과 타이밍이 서로 어긋나기 때문에 리더는 실무자가 생각하는 타이밍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내용을 맞추지 못하고, 실무자는 리더가 원하는 타이밍과 내용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마이크로매니징의 '부정적 의미'의 본질이라고 본다.
결과적으로 부정적 의미의 마이크로매니징은 리더의 입장에서는 너무 많은 부분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전체적인 업무 관리에 지장을 받게 되고, 실무자는 업무의 주도성을 잃게 되어 일의 동기를 상실할 수 있다.
다시 커뮤니케이션을 시스템처럼 이뤄저야 한다는 것은 조직과 리더, 구성원이 일의 진행에 있어서 어느 시점에 어떤 내용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할지 사전에 협의하는 '약속'을 의미한다. 일의 목적과 목표를 바라보고 일을 하는 문화를 중시하는 조직이라면 일의 진행 과정 앞단에서 치열하게 사전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이후 중간 공유와 피드백, 최종 공유 형태로 나누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구성원의 주도적 일의 추진이 더 중요한 조직이라면 그에 맞춰 커뮤니케이션의 타이밍과 내용을 정의하는 것이다.
전자라면 실무자와 리더 모두 일의 목표와 방향에 대해서 사전에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때문에 큰 틀에서 번복되는 일은 줄어들 것이고, 실무자는 합의된 일의 목적과 범위에 대해서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리더의 입장에서도 조직 전체의 업무 관리에 신경을 쓸 수 있다는 측면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약속'은 효율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후자라면 구성원은 큰 동기 부여를 통해 주도적으로 일 하는 것과 일에 대한 책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약속'은 갑작스럽게 적용하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몇 가지 고민과 충분한 시도가 필요하다.
1. 우선적으로 리더와 구성원이 모여 조직이 지향하는 일 하는 방식에 대해서 논의하기
우리 조직은 어떤 일 하는 방식과 가치관을 가치고 있는가? 에 대해서 내부 구성원이 얼마나 이해하고 있고 실천하고 있는가를 돌이켜 보면 생각보다 많지 않음을 느낄 것이다. 보통 채용 이전과 채용 후 온보딩까지는 신경을 쓰지만, 실제 일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조직의 일 하는 방식을 가이드해 주고 체득하도록 서포트하는 조직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우리 조직의 일 하는 방식에 대해서 구성원 모두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커뮤니케이션의 '약속'도 조직의 일 하는 방식에 대한 정의이므로 우선적으로 우리 조직의 일 하는 방식에 대한 합치가 필요하다.
2. 리더와 구성원이 생각하는 디테일이 필요한 영역과 타이밍에 대해서 각자의 생각을 정리하기
큰 범주에서 조직의 일 하는 방식과 가치관이 얼라인 되었다면 업무 진행에 있어서 디테일을 필요로 하고 맞추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 리더와 구성원이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개개인마다 맞춰야 하는 핏이 다를 수 있겠지만 큰 범주에서 합의한 일 하는 방식은 다양성을 표준화함으로써 효과적인 가이드로 작용할 것이다.
구성원이 느끼는 리더의 과한 부분과 타이밍은 무엇이고 리더가 생각하는 디테일의 기대는 무엇인지를 나눔으로써 우리가 맞출 약속을 그려볼 수 있다.
3.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약속' 정의하기
마지막은 약속을 정의하는 것과 초기에는 의도적으로 약속을 의식하며 상호 피드백을 통해 약속이 프로세스와 시스템으로서 일 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게 시도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마이크로매니징이 아니라 디테일을 맞추는 매니징이 되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지금도 구성원과 늘 '목적'과 '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맞추는 조정을 계속해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업무를 위임하는 과정에서 내가 기대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조금 더 잘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근래 위에서 언급한 방법을 토대로 커뮤니케이션의 '약속'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