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직무에 대한 전문성, 성장에 대한 고민 외에도 리더로서의 역할과 구성원과의 관계,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한 리더십 등 리더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가에 대해 추가적인 고민을 가진다. 이러한 고민은 때에 따라 스스로를 몰아붙이기도 하고, 리더로서의 역량에 대해서 의심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의심은 결국 리더의 역할 수행을 저해하고, 자기 의심을 반복하게 만든다.
지난 몇 년간 리더로서 일을 하면서 나 역시 "나는 잘하고 있는가, 나는 좋은 리더인가, 구성원에게 어떠한 리더인가"에 대한 답을 찾고자 나에게 몰입했었다. 어떤 때에는 비관적인 관점에서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보기도 했었다. 여러 고민과 실행을 통해 내린 결론은 이러한 답은 나 혼자서 찾을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리더의 역할과 리더십에 대한 검증의 답은 리더와 함께 하는 구성원, 팔로워쉽(followership)에 있다.
팔로워십(followership)은 리더를 따르는 구성원의 의지와 능력, 행동 등을 아우른다. 조직의 입장에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리더의 역량과 견주어 함께하는 구성원의 역량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리더십과 팔로워십은 상호작용을 기본으로 한다. 좋은 팔로워가 되기 위해서는 영감을 주는 리더가 필요하고,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반대로 팔로워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리더로서의 모습을 팔로워를 통해 바라봄으로써 자신의 행동과 결정에 대해서 나를 중심으로 바라보는 편향적 접근을 막고, 조직 전체적인 관점에서 사고할 수 있다고 본다. 구성원의 행동과 접근, 관점에 리더가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는가를 통해 리더로서의 자신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리더십의 검증에 있어 중요한 기준이 된다.
리더는 팔로워를 정확히 바라보고 팔로워십의 의미를 늘 생각해야 한다.
팔로워십은 맹목적으로 리더를 따르는 구성원을 부르는 개념이 아니다. 팔로워십은 주도적이며 행동적이고 책임을 가진다. 필요에 따라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며 리더의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서 더 나은 결정을 위한 비판과 책임을 함께 가진다. 결과적으로 조직의 목표와 성장에 공헌하는 구성원을 의미한다.
이러한 팔로워십은 구성원의 자발적인 태도와 열정에 기인할 수 있지만, 조직 구성원 전체의 팔로워십을 위해서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본다. 조직의 미션을 효과적으로 그리고 임팩트 있게 달성하기 위해서는 리더와 구성원, 나아가 조직 전체의 상호작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좋은 리더십은 이러한 상호작용을 만들어냄으로써 구성원과의 신뢰와 존경의 관계를 만들고, 신뢰와 존경을 바탕으로 조직의 미션에 기여한다. 신뢰를 바탕으로 구성원의 지지를 받았을 때 팔로워십이 만들어진다.
리더는 생각보다 팔로워십의 형성과 변화를 크게 느끼지 못할 수 있다. 계속해서 일을 하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변화하고 형성되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변화로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조직은 조직 외부의 시선에서는 크게 달라짐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구성원을 직접적으로 바라보는 것과 간접적으로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리더는 조직 내 모범적인 팔로워십을 가진 구성원을 찾고 다른 구성원의 변화 방향을 가이드해야 한다. 모범적인 팔로워십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높은 몰입과 책임감 : 조직의 미션에 공감하고 몰입하여 일하며, 자신의 업무와 조직의 성과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한다.
자발적인 참여 : 스스로 필요한 일을 발굴하고 실행하며,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풀고자 노력한다.
건설적인 소통 :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한다.
지속적인 성장 : 개인의 역량 향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
이러한 특징이 조직 구성원 전반에서 보인다면 리더로서의 역할 수행과 리더십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간접적인 측면에서는 조직 외부에서 구성원과 조직을 바라보는 시선과 평가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회사 전반에서 우리 조직은 일을 잘하는 조직으로 인식되고 있는지, 타 조직 구성원이 우리 조직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회사는 우리 조직과 구성원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등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구성원과 조직을 인정한다면 이는 리더십과 팔로우십의 상호작용이 잘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조직 구성원의 의욕이 떨어지고, 소통이 일어나지 않으며 조직의 성과에 관심이 없다면 이는 리더가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 못 함을 의미한다. 리더십과 팔로워십의 선순환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이다.
리더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구성원이 바라보는 리더십의 모습을 경청해야 한다. 1:1 미팅, 피어 피드백(Peer Feedback), 정기적인 회고 등을 통해서 구성원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러한 데이터를 축적함으로써 자신의 리더십에 대해서 늘 경계하고 검증할 수 있다.
다만 구성원이 보다 진솔하게 리더에 대한 기대와 평가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리더 스스로 평소 경청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고, 일관된 메시지와 행동을 보이며,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감사와 사과에 대해서 표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구성원과의 미팅에서 늘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는 "제가 OOO님이 일을 더 잘 수행하고, 성과를 만들어 내는데 도움을 주는(도움이 되는) 리더인가요?"이다. 관계적으로 좋은 리더가 아니라, 일에 있어서 도움이 되는 필요한 리더가 되고 싶다는 평소 말 하던 이야기를 피드백과 회고, 1;1 미팅에서도 다시 한번 말함으로써 일관되고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있음을 전한다.
이러한 노력이 축적되어서 지금은 질문에 대해서 조금 더 진솔한 이야기와 피드백을 받고 있는 것 같다.
리더십의 진정한 가치는 리더가 아닌 팔로워십에 있다고 본다. 구성원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조직의 목표를 향해 자발적으로 행동하게 만들고, 이러한 접근과 태도가 지속되는 팔로워십에 기여했을 때 리더로서의 가치는 빛난다. 나의 리더십이 유효한가에 대한 답을 혼자서 찾지 말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구성원과 리더십의 답을 함께 찾아보자. 리더가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부터 리더십은 함께 만드는 목표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