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일을 하고 커리어를 만들어 가는 여정은 늘 누군가와 함께 한다. 동료, 상사, 의사결정권자, 이해관계자, 고객, 클라이언트 등 다양한 사람들이 나의 일과 커리어를 지원하고 격려하고, 피드백을 준다. 관계로서 서 일을 한다는 것의 진짜 의미는 '이해타산'이 아니라, 함께 하는 시너지와 상호 작용을 말한다고 본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중간 공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복잡하고 상호 연결된 조직 내에서 뿐만 아니라 외부의 어떤 이해관계에서도 일을 한다는 것은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의미하고, 상호작용이 더욱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공유가 필수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중간 공유는 단순히 진행 상황을 알리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나의 일이 아닌 팀의 일, 조직의 일 측면에서 공유는 조직 전체의 유기적인 정보의 흐름을 만든다. 중간 공유는 정보 흐름에 있어 핵심 메커니즘으로 작용한다. 이 메커니즘은 정보의 얼라인뿐만 아니라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많은 실무자들이 중간 공유의 중요성과 의미를 간과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자신의 작업이 충분히 완성되지 않았다고 느껴 공유를 미루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적절한 공유 시점을 판단하는 것을 어려워 타이밍을 놓치기도 한다. 중간 공유가 자신의 업무의 주도성을 침해한다고 여기는 구성원도 있는데, 위의 여러 사람 중 가장 안타까운 유형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인식의 대부분은 중간 공유의 본질적인 가치를 오해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본다.
중간 공유는 개인의 능력을 평가하는 도구도 개인의 업무 진행을 방해하는 형식적인 보고도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이해관계 사이에서 협업의 퀄리티를 높이고, 잠재적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며 이를 바로 잡음으로써 조직의 목표에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완벽하게 마무리된 결과물만이 공유의 대상이 아니라, 진행 과정에서의 고민과 어려움, 현재 단계의 진행 상황을 공유함으로써 최종 결과물의 완성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또한 업무 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일을 시작할 때 설정한 목표와 방향이 중간에 변경되거나 조정될 수 있고, 주어진 리소스가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정보 교환과 의견 조율이 필수적이다. 조직의 상황에 맞춰 일을 진행하는 것은 기본적인 소양임을 잊는 분들이 간혹 계시는데.. 큰 착각임을 깨달아야 한다. 중간 공유는 이러한 변화를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실무를 수행하는 구성원의 입장에서도 중간 공유는 리스크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진행 과정에서의 이슈와 조직 전체의 변화를 체크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다. 이는 일의 완성도를 높이고 불필요한 시간과 자원의 낭비를 방지한다.
중간 공유의 또 다른 가치는 조직 내 신뢰와 협력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업무 진행 상황을 공유함으로써 리더와 구성원, 구성원과 구성원 간 서로의 노력과 기여를 인식하게 된다. 이를 통해 상호 이해와 존중을 증진하고 더 나은 협업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특히 서로의 업무에 대해서 이해함으로써 적절한 지원과 도움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중간 공유가 원활히 진행되기 위해서는 공유를 하는 입장과 공유를 받는 입장에서 몇 가지 고민이 필요하다.
조직의 리더는 먼저 중간 공유의 목적과 필요성에 대해서 구성원과 얼라인을 맞춰야 한다. 상호 목적과 필요에 대해서 명확히 인지해야만 중간 공유를 오해 없이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중간 공유에 대해서 구성원이 느끼는 생각은 무엇인지를 듣고 구성원이 부담되지 않는 범위에서 일정과 방식에 대해서 정리하면 조금 더 소프트하게 시작할 수 있다.
공유 시 필요한 내용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하면 내용을 고민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단순히 상황에 대한 보고가 아니라 필요한 지원과 향후 계획 등을 포함한다면 조금 더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리더 또한 중간 공유 내용에 대해서 피드백을 줘야 한다. 더 나은 업무 진행을 위한 중간 공유인데, 피드백이 없다면 의미 없는 보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직 내 중간 공유 문화가 잘 자리 잡기 위해서는 리더가 공유 문화를 조성하고 장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리더가 공유를 활발하게 진행해야 한다. 리더가 업무 공유를 활발하게 하지 않는 상황에서 중간 공유를 장려한다면 이는 구성원의 참여를 유도하기 어렵다. 또한 앞서 말한 피드백에 있어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 공유가 단순히 요구를 넘어 상호 작용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구성원은 중간 공유가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성과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자신의 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과정을 통해 조금 더 생각을 정리하고 명확히 할 수 있고 이는 스스로의 성장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공유를 통해 받는 피드백은 업무 방식의 개선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중간 공유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닌 조직의 효율을 높이고 리스크를 관리하며, 팀의 협력을 강화하고 개인의 성장을 지원하는 도구로 바라봐야 한다. 개인의 주도성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과 조직 모두의 성장을 촉진하는 코어가 된다. 따라서 우리는 중간 공유를 업무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인지하고, 더 효과적인 공유를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조직 내 '신뢰'가 자리 잡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어떠한 문화의 정착은 '신뢰'가 기반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