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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 팀장 Jul 21. 2024

전략적 부재, 리더가 만드는 구성원 성장의 기회


 일을 하다 보면 업무와 관련해서 또는 개인적인 일로 리더가 자리를 비우는 상황은 불가피하게 일어난다. 아마 대다수 리더가 부재 기간 동안 할 일을 정의하고 또 외부에서도 일의 진행과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부재 기간 공백에 대응하고, 복귀 후 다시 쌓인 일을 살펴보고 결정하고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리더의 부재를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 


 리더가 부재한 상황에서 구성원들의 역할이 어떻게 구분되고 발현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리더의 부재는 조직 내 업무의 지연과 혼란을 야기할 것 같지만, 오히려 구성원들의 숨겨진 역량과 리더십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리더의 공백에 대응하는 일을 넘어 조직의 잠재력을 볼 수 있는 순간으로 접근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구성원들 내부에서 역할이 어떻게 구분되는지 살펴보면 차기 리더십에 대한 고민에 큰 도움이 된다. 이 시간 동안 누가 주도적으로 일을 정리하는지, 누가 구성원 사이의 의견을 조율하는지,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 챙기면서 균형을 잡는지 등 각 구성원의 역할에 따른 잠재력과 가능성을 볼 수 있다.


 보통 리더는 자신의 부재 시 대리인을 지정하는데 대리인의 역량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명확한 대리인이 없는 경우에는 위와 같은 구성원의 역할을 살펴봄으로써 앞으로의 조직 관리에 필요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구성원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역할은 매우 다양하다. 누군가는 자연스럽게 회의를 주재하고 결정을 이끌어 낼 것이고, 또 누군가는 경청하고 조율하는 중재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어떤 이는 회의 내용을 꼼꼼하게 정리하고 누군가는 회의 내용을 토대로 실행할 것이다. 이외에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거나, 조직의 분위기를 북돋우는 구성원까지 다양한 역할이 발현된다. 


 리더가 함께 있을 때와 유사할 수 있지만 리더가 부재한 상황에서 오히려 이런 발현이 더 심화된다고 본다. 


 실제로 아이디어 워크숍이라는 타이틀로 서비스 지표에 대한 액션 아이템을 수립하는 미팅을 구성원들만 진행하게 했었고, 그 사이에서 어떤 사람이 주로 진행을 하고 어떤 사람이 정리를 하고 결정을 내리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평소 생각했던 부분과 유사하지만 조금 더 명확히 구성원의 역할이 구분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 각기 다른 직무의 구성원이 공통된 토픽에 모여서 나의 직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조직의 목표 달성에 필요한 일이 무엇인가를 나누는 자리는 직무의 구분 없이 구성원을 한 방향으로 모으는데 도움이 되었다.


  리더의 부재는 구성원의 성장을 위한 기회로도 활용될 수 있다. 리더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면서 자연스럽게 역량을 높일 수 있고, 다른 조직의 이해관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더 많은 조직의 흐름과 넓은 관점을 경험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개인의 성장에 있어 좋은 양분이 된다.


 리더의 입장에서 부재는 구성원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아젠다에 대해서 구성원 간의 논의와 협의가 원활하지 않고 트러블이 있었다면 이는 구성원 사이에 미묘한 관계가 있음을 의미할 수 있다. 리더가 참여하고 있을 때는 미처 모를 수 있었던 구성원 간의 관계가 리더의 부재 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리더는 이러한 부분을 잘 체크해서 관계를 풀어가기 위한 시도를 해야 한다. 


 이처럼 리더는 자신의 부재 상황을 조금 더 전략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때에 따라서는 의도적으로 전략적 부재를 시도해야 한다. 리더의 부재에도 업무에 몰입하고 성과를 만들어 내는 조직은 그만큼 강한 조직이라고 있고, 구성원들 또한 우수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혼란과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고 결과적으로 리더가 수습을 해야 하는 조직이라면 리더는 구성원이 의견을 개진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할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것이다. 


 결론적으로 리더가 부재는 구성원의 숨겨진 역할과 역량을 발굴하고, 구성원의 성장과 구성원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또한 조직의 입장에서 리더의 부재에도 업무적 성취를 만들어 내는 조직은 리더와 구성원 모두가 우수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가 된다. 


 따라서 리더는 때때로 의도적으로 자리를 비워서 구성원이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정말 자리를 비우는 것이 아니더라도 모든 일에 관여하고 개입하기보다는 스스로 고민하고 실행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리더는 복귀 후 진행된 업무를 체크함과 동시에 부재인 상황에서 구성원의 역할과 시도를 확인하고 얻은 통찰을 구성원과 나눔으로써 구성원의 성장을 지원할 수 있다.


 자신의 부재를 걱정하기보다 조직과 구성원의 성장 기회로서 리더의 부재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보자. 리더로서의 성장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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