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상반기 그리고 연말은 리더들에게 가장 어렵고 복잡한 평가가 찾아와요. 팀원들 모두 열심히 일하며 성과를 만들어온 과정과 결과를 종합적으로 바라봐야 하고 팀원들과 조직이 납득할 수 있도록 평가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수행해야 하죠.
처음 평가 시즌을 맞았을 때 정말 막막했어요. 모두가 각자의 입장에서 타당할 수 있는 기대를 말하는 상황에서 조직의 평가 구조인 상대평가 또한 고려가 되어야 했거든요.
"모두가 열심히 했는데 어떻게 줄을 세울 수 있을까?"
첫 평가 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것이 리더의 책임이에요. 구분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불공정하다는 것을 팀을 운영하면서 깨달을 수 있었어요.
모든 평가에서 가장 큰 실수는 조직의 평가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수행하는 것이에요. 회사의 평가 시스템은 다양해요. 어떤 조직은 절대적 평가가 우선될 수 있고 어떤 조직은 상대적 평가를 우선할 수도 있죠. 많은 평가는 절대적이면서 상대적이라는 모순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평가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면 구성원에게 과한 기대를 주고 실망을 줄 수 있어요. 팀장의 평가 대상은 하나의 팀이지만 상위 리더에게는 다수의 팀이고 더 상위 리더에게는 다수의 실이나 본부가 될 수 있어요. 평가자는 자신의 모든 구성원을 대상으로 종합적으로 평가를 수행해요.
그러니 우리 구성원이 너무 잘했더라도 조직에서 더 큰 기여가 있는 구성원이 있다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리더는 평가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평가 시스템을 확인해야 해요.
<회사의 평가 시스템에서 꼭 확인해야 할 것들>
첫 번째, 우리 회사가 절대평가인지 상대평가인지 확인해야 해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대다수의 평가는 혼합형이에요. 등급별 비율 가이드가 있다면 상대평가의 요소를 포함한 것이죠.
두 번째, 평가 기준과 가중치도 정확히 파악해야 해요. 사전에 수립한 KPI 항목의 비중일 수도 있고 전사적 차원에서 모든 팀의 평가에 매출이나 조직 KPI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수 있어요. 이 기준이 부서의 역할과 성격에 따라 다를 수도 있어요.
세 번째, 전사 차원의 등급 분포나 우리 팀에 주어진 평가 이력도 알아야 해요. 우리 팀이 잘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팀과의 상대 비교에서 밀릴 수도 있어요. 우리 팀에 대한 조직의 관점과 기대를 리더는 평소 계속 체크하고 있어야 해요.
이런 정보들은 보통 평가 가이드에 나와 있어요.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리더들이 이걸 꼼꼼히 보지 않아요. 가이드를 이해하지 않은 채 하는 평가는 평가의 논리와 근거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해요.
지금은 평가 기준에 대해서 연초 목표 수립부터 중간 리뷰까지 계속해서 이해를 맞추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우리가 집중해야 할 목표가 무엇인지를 계속 맞추는 과정이죠.
분기마다 때로는 1:1 미팅이나 회고에서 목표를 계속 공유했어요. 특히 매일 지표 관리를 하고 월 단위 지표에 대한 달성도와 이슈, 연말 예상 수준을 나누는 자리는 목표에 대한 성취 의욕에도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세운 목표가 현재 68%에요. 평균 주간 달성도를 고려하면 연말까지 87%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여요. 목표 달성을 위해 현재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전환율이에요.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평소 이런 대화를 나누니까 연말 평가가 갑자기 튀어나온 결과가 아니게 되었어요. 팀원들도 우리가 어디쯤에 와있는지 계속 확인할 수 있었고요.
상시 목표에 대한 동기화와 코멘트는 격려뿐만 아니라 개선에 대한 코칭까지 연결되어요. 특히 아쉬운 부분을 연말까지 기다렸다가 말하는 것은 팀원에게도 저에게도 팀에게도 도움이 안 되어요.
평가는 연말에 하는 이벤트가 아니에요. 1년 내내 만들어가는 과정이에요. 그 과정을 팀원과 투명하게 공유할 때 연말의 어려운 대화가 줄어들어요.
평가에서 가장 어려운 순간은 등급을 결정할 때에요.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수행했지만 그 수행의 임팩트가 같을 수는 없어요. 팀원 개개인이 말하는 자신의 성과와 기여는 스스로만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어요.
리더는 열심히가 아닌 임팩트의 크기를 토대로 팀원을 바라봐야 해요. 스스로 이런 질문을 해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누가 가장 큰 임팩트를 만들었나요? 누구의 부재가 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까요?"
팀원을 구분하는 건 불공정한 게 아니에요. 구분하지 않는 게 오히려 불공정한 거예요. 평가의 기준은 리더마다 다르지만 저는 1) 조직의 목표 달성도와 기여도 2) 팀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영향도 측면에서 바라봐요.
조직의 목표 달성도는 팀 모두에게 공통적인 평가 기준이 될 수 있어요. 여기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행한 업무들의 기여도가 개인의 편차를 만들고요. 마지막으로 팀과 동료가 일을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변화를 만드는 영향도를 토대로 보면 판단이 가능해요.
리더는 조직의 평가 시스템에 맞춰 리더만의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으로 설명해야 해요.
평가에서 어려운 순간은 한 가지가 더 있어요.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전달할 때에요. 단순히 회사의 평가 시스템으로 변명해서는 설득도 설명도 할 수 없어요. 리더로서 책임지는 태도도 아니고요.
평가를 하고 전달할 때 리더는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해요. 구체적인 근거를 정리하고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 어떤 부분이 아쉬웠는지 내년에 기대하는 모습은 무엇인지까지도요.
"OO님, 올해 새로운 시도를 제안하고 변화를 만들고자 했던 모습은 인상 깊었어요. 다만 그 시도가 우리 목표에 대한 기여로 이어지지 않아 아쉬웠어요. 업무 수행에 있어서 사용자의 행동 전환까지 고려가 되었다면 어땠을까요? 전체적인 목표에 대한 기여와 OO님과 연초 나눈 기대에 대한 판단을 했을 때, 이번 평가 등급은 기대 수준이에요."
평가를 전할 때는 감정이 아닌 사실로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해요.
"내년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제 생각엔 조금 더 목표를 고려한 시도와 최종 수행의 결과까지 연결하는 방안을 고민해 주시면 좋겠어요. 저도 계속해서 진행 상황을 함께 체크하고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의견을 드릴게요. 더 나은 성과를 만들 수 있도록 자주 의견을 나눠주세요."
어쩌면 부정적인 피드백이라고 느껴질 수 있지만 솔직한 피드백과 진심을 전하면 마음을 열게 되는 것 같아요. 어려운 대화를 피하지 않는 것 그리고 대화를 성장의 기회로 만드는 것이 리더가 해야 할 일이에요.
혹시 지금 평가 때문에 고민하고 계신가요? 어떻게 공정하게 평가하고,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막막한가요? 저도 여전히 평가 시즌이 되면 긴장돼요. 하지만 몇 가지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해요.
<평가 시즌 전에 꼭 체크할 것들>
첫 번째, 회사의 평가 시스템을 정확히 이해하세요. 절대평가인지 상대평가인지, 등급 비율 가이드가 있는지, 평가 기준과 가중치는 무엇인지 확인하세요. 불명확한 부분은 HR 담당자에게 직접 물어보세요. 이해하지 못한 채 팀원들과 대화하면 나중에 더 어려워져요.
두 번째, 평가 기준을 평소에 공유하세요. 연초 목표 설정 때부터 어떤 기준으로 평가될 것인지 명확히 이야기하세요. 그리고 분기마다 진행 상황을 함께 확인하세요. 연말에 갑자기 기준을 들이미는 건 공정하지 않아요.
세 번째, 근거를 구체적으로 문서화하세요. 주요 성과, 기여한 프로젝트,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실시간으로 기록하세요. 기억에 의존하면 공정성을 잃기 쉬워요.
네 번째, 개인과 조직 목표의 균형을 확인하세요. 개인 목표만 잘 달성하고 팀 목표에는 기여하지 않는 경우를 주의 깊게 보세요. 반대로 팀에만 몰두하고 개인 성장을 놓치는 경우도 있어요. 둘의 균형이 중요해요.
다섯 번째, 감정이 아닌 사실로 평가하세요. "느낌상 잘한 것 같아"가 아니라 "X 프로젝트에서 Y 성과를 냈다"는 식으로 구체적이어야 해요. 특히 좋아하는 팀원과 그렇지 않은 팀원에게 무의식적으로 다른 잣대를 대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완벽한 평가는 없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100% 공정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시스템을 이해하고, 기준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사실에 근거해서 판단하고 성장 방향을 제시한다면 충분히 공정한 평가를 할 수 있어요.
평가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에요. 올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는 출발점이죠. 어려운 대화를 피하지 마세요. 그 대화를 통해 팀원도 성장하고, 리더인 여러분도 성장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평가는 평소에 만들어진다는 거예요. 연말에 며칠 고민하는 것보다 1년 내내 팀원과 솔직하게 소통하는 게 훨씬 더 공정하고 효과적인 평가를 만들어요.
성과평가 첫걸음, 초기 조직을 위한 다면 평가 가이드
https://blog.clap.company/clap_performance_review/
성과 평가를 공정하게 하는 6가지 방법
https://www.saramin.co.kr/zf_user/hr-magazine/view?hr_idx=990
피드백 잘하는 4가지 방법
https://blog.clap.company/good_feedback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