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임이 마음대로는 아니에요

by 보통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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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 이 프로젝트는 제가 알아서 진행해 볼게요."


이런 말을 들으면 사실 정말 기뻐요. 주도적으로 일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니까요.


"좋아요. OO님께 맡길게요. 진행하시면서 중요한 결정은 공유해 주세요."


그런데 2주 후, 중간 점검을 하다가 깜짝 놀랄 때가 있어요. 처음 이야기했던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마주한 거죠.


"OO님, 이 부분은 왜 이렇게 바뀐 거예요?"

"아, 제가 생각하기에 이게 더 나을 것 같아서요. 알아서 하라고 하셔서 제 판단으로 진행했어요."


위임과 마음대로의 차이


구성원들은 주도적으로 일하고 싶어 해요. 당연한 거예요. 누구나 자율성을 원하고, 자기 판단으로 일하고 싶어 하죠. 리더인 저도 그걸 원해요. 효율성을 위해서도 구성원의 성장을 위해서도 위임은 필수니까요.


하지만 위임이 '마음대로'를 의미하는 건 아니에요. 위임은 '책임을 맡기는 것'이지 '모든 권한을 넘기는 것'이 아니에요. 큰 방향과 목표와 같이 사전에 정해져 있는 가이드라인 그 안에서 어떻게 실행할지의 자율성을 드리는 거예요.


그런데 생각보다 이걸 다르게 해석하는 분들이 많아요.


"알아서 하라고 하셨잖아요."

"주도적으로 하라고 하셔서 제 방식대로 했어요."

"위임받았으니까 제 판단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말씀하는 경우가 정말 발생해요. 그러면 위임에 대해서 그리고 팀의 업무 프로세스에 대해서 리더는 다시 돌아볼 수밖에 없어요.


신뢰가 깨지는 순간


팀원 시절의 저도 비슷한 착각을 했던 것 같아요. "알아서 하세요"라는 말을 들으면, 정말 모든 걸 제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중간에 공유 없이 진행하다가 나중에 방향이 틀렸다는 피드백을 받으면 억울하기도 했어요.


'위임하셨으면서 왜 이제 와서 이러세요?'


하지만 팀장이 되고 나서 알았어요. 제가 했던 건 위임받아 일한 게 아니라 마음대로 일한 거였다는 걸요.

위임받았을 때 반드시 해야 하는 것들이 있음을 배웠어요.


큰 방향은 확인하기: "이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가 맞나요?"

중요한 결정은 공유하기: "예산을 이렇게 쓰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진행 상황 업데이트하기: "현재 여기까지 진행됐어요."


이런 것들 없이 그냥 혼자 판단하고 결정하고 나중에 결과만 보여드리면 그건 위임이 아니에요. 마음대로예요.


그리고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면 리더는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게 돼요. 그럼 어떻게 될까요? 위임을 줄이고 더 적극적으로 관리하게 돼요. 하나하나 확인하고, 자주 점검하고, 중요한 결정은 직접 하게 되죠.


결국 위임도 사라지고 신뢰도 무너지고 주도성을 발휘할 기회도 없어져요.


그런데 구성원은 리더를 탓해요


더 안타까운 건 이 상황에서 구성원은 리더를 탓한다는 거예요.


"팀장님이 마이크로매니징을 해요."

"주도적으로 하라고 해놓고 계속 간섭하세요."

"믿고 맡겨주지 않아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정말 답답해요. 처음엔 믿고 맡겼어요. 그런데 그 신뢰를 깨뜨린 건 누구였나요? 중간 공유 없이 혼자 다 바꿔놓고 나중에 "알아서 하라고 하셨잖아요"라고 말한 건 누구였나요?


리더도 사람이에요. 한 번 신뢰가 깨지면 다시 믿기가 쉽지 않아요. "이번엔 괜찮겠지" 했다가 또 같은 일이 반복되면 결국 안전하게 가는 쪽을 선택하게 되죠. 그게 바로 마이크로매니징이에요.


하지만 이건 리더가 원해서 하는 게 아니에요.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거예요. 믿고 맡겼다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가면 팀 전체에 영향을 미치니까요.


진짜 위임을 받고 싶다면


제가 정말 신뢰하고 위임하는 팀원분들이 있어요. 그분들은 공통적으로 이렇게 일하세요.


프로젝트를 맡으면 먼저 전체 계획을 공유해요. "이렇게 진행하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중요한 결정 앞에서는 먼저 물어봐요. "A안과 B안 중에 A가 나을 것 같은데 팀장님 생각은 어떠세요?"

정기적으로 진행 상황을 업데이트해요. "현재 여기까지 왔고 다음 주까지 이걸 마무리할게요."


이런 분들에게는 정말 기꺼이 더 많은 걸 위임하게 돼요. 왜냐하면 안심이 되거든요. 혼자 엉뚱한 방향으로 가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이런 분들에게는 점점 더 큰 프로젝트를 더 중요한 역할을 맡기게 돼요. 신뢰가 쌓였으니까요.


위임도 관계예요


위임은 단순히 일을 나눠주는 게 아니에요. 리더와 구성원 사이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예요. 리더는 믿고 맡기고 구성원 그 믿음을 행동으로 증명하는 거예요.


리더 : "OO님이라면 잘하실 거예요."

구성원 : "중요한 건 공유하고 큰 방향은 맞춰가며 진행할게요."


이 관계가 잘 작동하면 리더는 더 많이 위임할 수 있고 구성원은 더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어요. 서로에게 좋은 관계가 만들어져요. 하지만 이 관계가 깨지면 악순환이 시작돼요. 리더는 믿지 못하고 구성원은 답답해하고 결국 둘 다 불행해져요.


팀장인 저도 구성원의 주도성을 진심으로 바라요. 모든 걸 제가 챙기고 결정하는 건 저도 힘들거든요. 여러분이 주도적으로 잘해주시면 저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더 중요한 의사결정에 집중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위임을 받고 싶다면 먼저 위임을 제대로 해석해 주세요. 마음대로가 아니라 책임감 있게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 함께요.


또 위임에도 단계가 있어요. 작은 프로젝트로 시작해서 조금씩 더 큰 프로젝트를 맡겨요. 중간 공유가 잘되면 리뷰의 주기가 더 늘어나요. 그렇게 신뢰가 쌓이면 정말 "위임"이라는 관계가 만들어져요. 급하게 큰 위임을 원하지 마세요. 작은 신뢰부터 차근차근 쌓아가세요.


그게 오늘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예요.



✅ 보통 팀장의 속마음

"OO님께 맡긴다는 건 믿는다는 의미예요. 다만 중요한 결정이나 방향이 바뀔 때는 미리 공유해 주시면 좋겠어요. 그래야 제가 더 많은 걸 맡길 수 있어요."



⚡ 조금 더 솔직한 속마음

"알아서 하라는 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게 아니에요. 책임감 있게 해 달라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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