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며 느낀 생각
개인이 맡은 일을 수행하는 것은 생각보다 개인만의 일이 아닐 확률이 크다. 분명 나 혼자서 하고 있고, 동료와 나눠서 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일은 사람이나 프로세스 또는 무언가와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그 말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완료했다고, 그 일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을 하다 보면 많은 곳에서 '일의 완료'를 목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것을 볼 수 있다.
1. 고객 커뮤니케이션이라면
회원 대상의 뉴스레터 발행이라는 업무의 범위를 생각하면 대상을 정의하고, 콘텐츠를 정리하고, 뉴스레터를 발송하고, 발송된 결과값을 바탕으로 뉴스레터를 개선하는 영역 등이 있다. 여기까지는 '뉴스레터 발행'이라는 해당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개인의 업무 영역이고, 뉴스레터의 발행은 목적의 달성을 의미한다.
하지만, 실상 뉴스레터를 발행하기 이전과 이후에 연결되어 있는 부분을 생각해본다면 우리가 생각해야 할 업무의 범위는 조금 더 넓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뉴스레터를 수신한 회원이 뉴스레터에 담긴 콘텐츠 내용에 대하여 고객센터를 통해 인입될 경우, 고객센터에서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사전에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만약 고객센터에서 전달하고 있던 메시지와 뉴스레터에 담긴 메시지의 내용이 상이하다면 그리고 그 내용이 비용과 같이 민감한 영역에 속한다면 우리는 고객의 신뢰를 저버리게 될 것이다. 조금 더 넓힌다면 뉴스레터 발행 전 고객센터 또는 고객과 밀접한 커뮤니케이션 관계를 가지고 있는 팀과 기획부터 공유와 논의가 필요하다. 사전에 논의를 통해 고객에게 던지는 메시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2. 서비스 기능이라면
스타트업의 성장의 근간은 스피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빠른 속도로 고객의 경험을 개선하는 것은 조직과 서비스의 성장에도 매우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배포되는 기능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중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단순히 배포 이전 테스트를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말이다.
고객의 어떤 액션에 맞춰 메시지가 자동으로 나가는 기능을 3rd party와 연동을 통해 구현한다고 하면, 실제 연동을 통해 고객 액션에 맞춰 메시지가 정상적으로 발송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체크 포인트일 것이다. 그러나 메시지가 배포 시점에 정상적으로 발송되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업무가 종료되는 것이 맞을까? 충분한 코드를 리뷰하고 테스트를 해보았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이후에도 해당 기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배포 후 정상적으로 메시지가 발송되는 것을 확인했고, 업무를 종료 처리했는데 다음날 해당 기능이 죽어있었던 경험이 있다. 배경은 3rd party의 옵션 중 일부 코드를 초기화는 옵션이 on 상태였던 것을 미처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능 배포가 이뤄졌기 때문이었다.
배포하는 것으로 업무를 Done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배포 이후 모니터링 역시 고려가 되었다면 어땠을까? 기능이 죽어있는 동안 고객은 어떠한 메시지도 받지 못했고, 우리가 기대한 결과 역시 얻을 수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배포'는 업무의 목적이 아니어야 했다.
이외에도 우리가 일을 하는 과정에서 나로 인하여 또는 조직의 프로세스로 인하여 일을 쳐내는 것이 일의 목적이 되는 사례는 무수히 많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일의 목적은 그 일을 통해 회사의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것이고, 회사의 목표 달성에 대한 기여는 조직 전체의 미션과 비전에 대한 이해와 조직의 일 하는 방법에 대한 얼라인이 기반되어야 한다. 프로젝트의 크기와 관계없이 지금 진행하는 일이 조직 내 어떤 팀과 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 생각해야 하고, 이를 업무의 실행 이전의 기획과 실행 이후 결과에 대한 고민과 이에 대한 공유가 함께 병행되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다.
물론 나부터 이런 케이스를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