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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 Mar 07. 2017

'브런치 작가' 타이틀을 왜 달고 싶었을까?

생각보다 자주 글을 발행하지 못함에 대한 고찰

브런치 작가를 신청한 것은 아득하게도 오래된 기억이다.

내가 작가 신청을 했을 때에는 한 편의 글을 첨부하여 보내면 약 3~5일간의 심사 후 작가로 선정되었었다. 당시 어느 문학상에 내보낼까 썼던 수필 하나를 보내었고 3일 후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할 때, 브런치에서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작가를 신청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다들 다르겠지만, 나는 습작을 위해서 라고 적었었다. 그 짧은 구절 참 많은 의미를 두리뭉실하게 내포하고 있음을, 얼마나 애매모호한지를 그때는 알지 못했다.


마음 한 구석에 숨어 있던 브런치 작가에 대한 욕구가 여행 이벤트로 인해 발현되어 행동으로 옮겨졌다. 작가 등록이 되자마자 이벤트 참여를 위한 글을 썼다. 처음부터 카테고리가 정해져 있었고, 주제가 주어진 상황 하에 자동적으로 여행의 경험 속 나만의 시각을 녹여 글을 쓰면 되었기에 아주 쉽게 쓸 수 있었다.

이벤트가 끝나고 나서 본격적으로 원래 나의 희망대로 습작을 위한 글을 쓰고 싶었다. 소재를 정하기 위해 찬찬히 생각해보았다. 나는... 영화 감상문이나 기행문은 그때 그때 개인 블로그에 올리고 있었다. 얼리어덥터도 아니고 사회생활을 오래 한 것도 아니다. 파워 블로그도 아니고, 어떤 매체에 글을 기고해 본 적도 없다. 그림은 매우 못 그리며, 만드는 손재주도 꽝이다. 사진을 찍는 것도 관심이 없고, 아이를 키우는 것도 아니며, 요리는 인터넷 레시피가 없으면 못 하며, 음악은 TV에 나오는 음악이나 듣는다. 대학원을 다니지 않아 연구 분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알랭 드 보통처럼 철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며, 장르 소설은커녕 팬픽 연재도 해 본 적 없다.

뭘 써야 하지?


습작을 위한다라고 했으나, 대중이 내 글을 읽었으면 하는 욕구가 있기에 '브런치 작가'를 신청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대체 뭐가 쓰고 싶었을까? 대중에게 읽히고 싶어 하는 어떤 종류의 글을 쓰고 싶었을까?


아직 내 안에서 이거다 하는 답도 없고, 혼돈 그 자체이며, 어떤 흐름을 잡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어렸을 때부터 막연히 갖고 있던 '작가'라는 꿈에 대해 이제는 진지하게 가져야 할 방향성을 정립해야 하는 시기인 듯하다. 그래서 여러 번 글쓰기 창을 열어놓고도 글자 한 자를 타이핑하기가 어려웠다.


돈된 문체, 달필의 솜씨, 자신만의 감성, 전문가 수준의 분석 등 어느 것 하나 갖춰지지 않았기에 글을 발행하는 게 쑥스럽지만, 윤동주 시인의 시처럼 부끄럽지 않을 글을 써야지. 우선 한 가지는 찾았으니, 나만의 글쓰기를 위한 탐험을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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