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를 잘 보지 않는 내가 이 영화를 보게 된 연유도 바로 나의 고양이 때문이며, 그냥 고양이의 사랑스러움을 영화관의 큰 화면으로 보고 싶었다.
이 영화의 미덕은 잔잔한 진행과 호들갑 떨지 않는 차분함이다. 비록 배우들이 컷 단위로 화면 가득 오버스럽게 연기하여 내용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들었으나(감독이 연기 디렉션을 어떻게 주었는지 의문스러울 만큼) 주인공 사토루의 여정 안에 순간순간 액자 구성으로 과거를 끼워 넣어 내용을 풍성하게 만들어간다. 어찌 보면 지루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동물들의 마음을 내레이션 형식으로 넣었는데, 특히 사토루의 반려묘 나나의 도도한 말투가 만화적 요소를 가미시켜 관객의 흥미를 유지한다.
영화의 내용은 전형적인 일본의 클리셰를 담고 있다. 일드를 즐겨보시는 분이라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몇 개의 설정을 주인공에 몰아넣었다. 다만 주인공이 애정을 쏟는 대상이 반려묘로 바뀌었을 뿐인데 고양이와 개의 말싸움 같은 상상에 기대어 만들어지는 화면은 만화적 과장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 묘한 흡입력을 가진다. 그러기에 주인공 사토루와 반려묘 나나가 함께 있는 모습들이 평화롭게 받아들여진다.
영화를 보면서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의 배우들이 몇몇 등장하여 고개를 갸우뚱하고 봤는데, 검색을 해보니 역시나 내 마음에 남는 연기를 한 배우분들이었다.
우선 절정에서 감정을 터뜨리는 장면을 아주 자연스럽게 소화해낸 노리타 역의 다케우치 유코 님의 연기는 과거 일본 최정상 여배우의 자리까지 올라간 저력이 느껴졌으며, 여전히 남아 있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의 아련함으로 영화의 후반부를 끌고 가신다.
다음으로 나를 '고레에다 히로카츠' Big Fan으로 입덕 하게 만든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 차분하지만 상처 받은 아이의 연기를 보여줬던 니노미야 케이타 군이 훌쩍 큰 모습으로 엉뚱 발랄한 초딩의 모습 그대로 연기하여 이모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다행이야~ 밝게 자라서...' 그런데 억눌러놓은 슬픔을 힘겹게 터뜨리는 연기의 디렉션은 어떻게 준거지?저리 어설프고 어색하게 연기하는 배우가 아닌데, 한국의 아역배우들이 그리워지네.
마지막으로 긴가민가하게 만든 배우 유민 님. 초등학교 친구 코스케의 집을 보여줄 때, 거친 언행을 일삼는 아빠와 다르게 순종적이고 가정적인 엄마를 연기해주셨다. 여전히 너무 아름다워서 더 크게 잡히는 코스케보다 이 분을 더 뚫어지게 바라보게 만들었지. 지금도 크고 작은 역할 가리지 않고 열심히 배우 생활을 해 주심에 동시대의 추억을 품고 있는 연예인이 함께라는 기쁨의 미소를 짓게 해 주셨다.
아주 귀여운 한 편의 동화를 보고프다면,
CG의 어설픔 따위는 고양이의 귀여움으로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영화, 고양이 여행 리포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