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xtener Feb 14. 2021

점점 더 어려워지는 인생

헤르만 헤세, 「데미안」


자연이 당신을 박쥐로 창조했다면 당신은 타조가 되고 싶어 하면 안 된다. 자신을 특이하다고 생각하거나, 다수와 다른 길을 가는 것에 대해 자책하지 않길 바란다. 선생님이나 아버지, 혹은 당신이 믿는 신이 당신의 생각을 허락해 줄지, 마음에 들어할지 궁금해하지 마라.


나도 그러고 싶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자랑스러워하고 싶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스트레스받는 일에서도 벗어나고 싶다. 하지만 세상은 나 내버려 두지 않는다. 몇 등이냐, 어디에 취직했냐, 연봉은 얼마나 되냐, 무슨 차 타고 다니냐, 애는 어느 학교 다니냐. 없이 괴롭힌다.


살아보니, 자신이 박쥐라는 걸 알아차린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대부분은 자신이 무엇인지 몰라 불안하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상태라는 사실에서 안심을 얻고 싶어 한다.


사람들이 대부분 비현실적으로 살아가는 이유는, 겉모습을 현실로 여기면서 내면에 있는 자기만의 세계가 아무 말도 못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편안함에 빠져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 귀찮은 사람은 법을 있는 그대로 따른다.


아니, 편안하지는 않다. 나라는 사람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 사람인지,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싶다. 하지만, 답을 찾는 것은 너무도 어렵다.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된다는 조언은 드물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유럽은 연구하고 공장을 세우는 일만 했어. 사람을 죽이는 데 화약 몇 그램이 필요한지는 정확히 알면서 어떻게 해야 한 시간만이라도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지는 전혀 모른다고.


그래. 계속 투쟁할 것이. 누군가 만들어 둔 알에 갇혀 허둥지둥 살다 끝나 버리지 않도록. 하지만, 하루하루 행복하려는 노력도 할 것이다. 쫓기듯 읽어 온 내 인생이라는 책, 이제 남은 페이지가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는데 계속 허겁지겁 넘길 수는 없다. 한 장 한 장 곱씹으며 읽어가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질문한다. 고로 존재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