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충고해 줄 사람을 가졌는가

자기인식

오래전 부장님께서 해 주셨던 말씀이 기억난다.

훌륭한 리더로 성장하는 비결이 있다. 아끼는 후배에게 저녁 식사를 청해라. 메뉴는 후배가 고르게 하고, 술은 마시지 마라. 그리고 식사가 끝나면 진지하게 물어라. "사실 내가 고민이 있어. 좋은 리더가 되고 싶은데, 방법을 잘 모르겠다. 내가 어떤 부분을 고치면 좋을지 조언해 줄래?" 그럼 후배는 십중팔구 이럴 것이다. "에이, 그런 거 없어요. 선배님 정말 좋은 분이세요."

여기서 유혹에 넘어가면 말짱 도루묵이다. 한 가지만 조언해 달라고 사정해라. 말해줄 때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 운이 좋다면 후배에게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다. "아, 정말 없는데.. 선배님이 하도 그러시니 굳이 말씀드리자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지만... 사람들이 가끔 선배님을..."

후배에게 깊은 감사를 표하고, 깔끔하게 헤어져라. 그리고 스마트폰을 꺼내어, 후배가 했던 말에서 핵심적인 단어를 검색창에 입력한 뒤 비슷한 의미를 가진 단어들을 찾아보라. 어디에서든 굉장히 독하고 기분 나쁜 단어를 발견했다면, 그것이 후배가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이다. (소신이 강하셔서 사람들이 조금 어려워하는 편이에요 → 다른 사람 말은 듣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만 하는 돌X이!!!)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그 독하고 기분 나쁜 단어는, 당신이 고쳐야 할 수많은 단점들 중에 제일 약한 것에 관한 것일 뿐, 더 심각한 단점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야기해 주지 않는다. 후배들도 직장 생활을 계속해야 하니까.  

우리 모두에게는 나만 모르는 내가 있다.

조하리의 창(Johari’s window)에 관해 검색해 보자. 요약하면 한 사람의 특성을 자신이 아는 부분과 모르는 부분, 남들이 아는 부분과 모르는 부분으로 나눈 것이다. 이 중 당신이 리더로서 가장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나만 모를 뿐, 남들은 모두 알고 있는 부분’이다. 이빨에 낀 고춧가루나 열려 있는 바지 지퍼 같은 이 부분을 빨리 발견하고 고쳐 나갈 방법을 찾아낸다면 당신은 조금 더 "수월하게" 리더로 성장할 것이다.

리더의 자리에 오르고 싶다면, 그래서 함께 하는 사람들과 무언가를 이루어 보고 싶다면, 쓴소리 듣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길 바란다. 당신이 리더의 자리에 가까워져 갈수록 당신에게 충고하는 사람은 적어진다. 찾아가서 물을 수 있는 사람, 그럴 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사람을 가능한 많이 만들어야 한다.   

가끔 후배들이 상사의 조련(?)에 힘들어할 때면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던 기억이 난다. 네게 듣기 싫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네가 잘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난 1년 동안 따끔한 충고나 질책을 받은 적이 없다면 넌 둘 중에 하나라고. 천재 아니면 더 이상 회사에 필요 없는 사람.

자신을 들여다보고 보듬어 주는 시간도 중요하다

조하리의 창에서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나는 알지만, 남들은 모르는 부분'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리더로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를 명확히 알게 될 때, 당신은 "탁월한" 리더로 성장할 것이다. 약점을 보완하는 것은 실패 가능성을 줄여줄 뿐이며, 강점에 집중할 때 비로소 성공 가능성이 극대화된다는 말에 동의한다.

Know yourse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