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월랑 Dec 03. 2019

#22_돈

사실 약이 없는 것은 아니다. 치료약이 아닐 뿐.


듀피젠트라는 주사가 있다.


주사를 맞는 동안 아토피 증상이 몸에 나타나지 않게 조절하는 약이다.


한 달에 한 번, 쉬지않고 계속 맞아야 한다. 주사를 끊으면 다시 증상이 올라온다.


주사를 한 번 맞을 때마다 1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


일본에서는 의료보험이 적용되어서 20만원 정도의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고 한다.


온갖 희귀 난치병 환자들도 보험이 안되는데다 맨날 적자라고 죽는소리 하는 건강보험공단에게 뭘 바라겠니.


거기다 환자마다 심한 정도가 모두 다르고 드러나는 증상이 모두 다르니 아토피가 얼마나 심해야 보험을 적용해 줄지 기준도 잡을 수 없다.


나처럼 애매하게 안좋은 애는 보험화 되어도 혜택 못받을걸? 지금 하는 치료 중단하고 일부러 엉망진창으로 악화시키면 혹시 몰라.


특별히 잘 살지도 못 살지도 않는 집안이지만 지금까지 1억 이상의 치료비를 들인, 아니 깨 먹은 상황에서 더 이상 돈 들일 여유가 없다.


돈이 있었다면 이 지옥같은 나라를 벌써 떠났겠지. 그리고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이 넘쳐나는 곳으로 갔을 것이다.


뉴질랜드나 캐나다라면 건강이 좀 나아질 수 있을까.



진료받고 있는 병원에서 교수님이 나의 신상정보를 보고, 너도 그 유명한 공기업 가는거냐고 물었다.


‘거기 가면 그 주사 맞을 수 있어요.’


매거진의 이전글 #21_번아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