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다시 먹을 수 있을 지 몰라.
부페나 샐러드바를 가는 것을 좋아한다.
산더미같이 쌓아놓고 무식하게 먹지는 않는다.
한접시 한접시 예쁘게 담고, 코스요리 즐기듯 일정한 박자와 흐름을 타며 먹는다. 다만 쉬지않고 계속 먹는 것이 문제다.
두 시간 동안, 세 시간 동안, 끊임없이 먹는다.
부페 외에도 피자나 치킨, 햄버거와 같이 몸에 안좋을것만 같은 음식들, 그리고 흔히 맛있다고 여겨지는 음식들을 보면 피 냄새를 맡은 뱀파이어처럼 달려들곤 한다.
음식이 앞에 놓여져 있으면 나의 이성이 마비되고 정신이 혼미해진다.
어릴 때부터 수많은 병원과 한의원을 다니며 수많은 방법으로 음식을 가렸다.
여기서는 뭐 먹지마라, 저기서는 이건 괜찮다 대신 이거 먹으면 안된다, 또 다른곳은 그냥 다 먹지 마라.
가장 심하게 가렸을 때는 고기, 생선, 밀가루, 가공식품, 공장에서 나온 모든 식품을 다 끊은 적이 있다.
하지만 대체로 나의 몸은 먹는 것과 별개로 각종 오작동을 일으켰고 가리는 것은 딱히 효과가 없었다.
눈앞에 맛있는 음식이 보이면 항상 무의식적으로 이런 생각에 사로잡힌다.
'지금 이걸 먹지 않으면 언제 다시 먹을 수 있을 지 몰라.'
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