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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랑 Nov 25. 2019


#18_자소서

아토피? 그거 뭐 팔같은데 조금 빨갛게 그러다 마는거? 뭐 심해봤자 얼마나 그렇다고 그걸 자소서같은데 쓰고 그래? 그딴거 써봤자 서류에서 광탈하거나 면접에서 괜히 약점잡히고 짤려.



지원동기에도, 성장과정에도, 장점과 단점에도, 역량에도, 목표에도 아토피라는 단어를 쓸 수가 없다.


자신을 곱게 곱게 포장해도 모자라는 빈칸에,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색을 띄는 순간 나의 상품가치는 유통기한 지난 신선식품처럼 식어버린다.


다들 4년만에 졸업하는 학교를 너는 왜 더 오래 다녔는지, 남들은 빼곡하게 대외활동을 했는데 너는 이 공백기간에 뭘 했는지, 왜 너는 그 모양 그 꼬라지를 하고선 이 회사를 왜 다녀야 하는지.


어느 곳에도 변명할 틈이 보이지 않는다.


요즘같은 학력인플레 시대에 머리 좋은 애들이 천지삐까린데 회사에서도 굳이 아픈 애를 쓰고 싶지 않겠지.



이게 내 인생인데.



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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