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년 개근을 했다.
눈병으로 인해 조퇴했던 하루가 아니었다면 삐까뻔쩍한 개근상을 탔을 것이다.
피부가 엉망진창이 되고, 피투성이가 되고, 수십군데가 갈라져도, 개판이 되어도 나는 학교에 갔다.
건조한 날, 피부가 당기고 터서 로션을 발라도 수분을 지킬 수 없을 때, 온몸을 칼로 난자당하는 통증 속에서도 학교에 갔다.
긁은 상처가 감염되어 짓무르고 고름집이 생겨도 나는 학교에 갔다.
머릿 속, 두피까지 아토피가 침탈하여 머리카락이 진물에 떡질 때에도 학교에 갔다.
발등의 상처가 너무 깊어 씻고 크림을 바른 후 새 양말을 신자마자 하얀 천 위에 선홍빛 피가 번질 때에도 나는 학교에 갔다.
발바닥까지 상처가 번져 걸음을 제대로 걷기 힘들 때에도 학교에 갔다.
친구들이 따돌릴 때도, 피부가 악화되는 것과 비례해서 주변의 인간관계가 사라질 때에도 학교에 갔다.
수련회도 빠짐없이 갔다.
제대로 씻고 크림과 로션과 연고를 바르지 않으면 온몸에 불을 쏴지르는것 같을 때에도, 제대로 된 샤워시설과 잠자리도 없을 뿐더러 비위생적인 것들로 가득한 수련회까지 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런 나를 억지로 빠짐없이 끊임없이 학교에 밀어넣은 엄마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