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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노의 말>(2011)

벨라 타르

by 로로

[멈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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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깊게 뇌리에 남겨진

영화의 한 장면을 꼽으라면

벨라 타르의 <토리노의 말> 엔딩 씬.

한국에서 총 관객수가 4천명도 안된 'SF영화'.


이 헝가리의 예술영화를 'SF영화'라고

농담삼아 표현한 이유는 '종말'을 다루기 때문.


여기서 종말은

끔찍한 파괴도, 어떤 대변혁도 아닌 '멈춤'

감자 먹던 부녀는 그대로 '멈춘다'.

여전히 밖에는 강한 먼지 바람이 분다.


2시간 30분이라는 조금은 고역스런

이 예술영화를 꾸역꾸역 보고나면

이 '멈춤'을 경험할 수가 있다.


간혹 이 장면이 떠오르면서

가슴이 싸 해지고, 머리가 띵 해지지만

종종 이렇게 '멈춤'에 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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