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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 Oct 04. 2020

지겹고 평범하고 단순해 보이는 일

창의적인 일 1을 하려면

지겨운 일 999를 해야 한다.

전문적인 일 1을 하려면

단순한 일 999를 해야 한다.


화가가 반짝 창의성을 뿜어내는 순간 이외의 대부분은 그냥 칠하기 노동이다.

자긴 계속 창의질만 하겠다고 하면 조영남꼴 나는 거다.


출판사 책쟁이는 한 단어의 오탈자를 발견하기 위해 999개의 정상적인 단어를 읽어나가야 한다. 그 한 개의 오탈자를 발견하는 것이 전문가가 할 일이다. 그걸 통해 책은 '완성'된다. 그 한 개의 오탈자를 찾기 위해 999개의 단어를 쉽게 건너뛸 방법은 세상에 없다.


간혹 전문가연 하면서 자신은 단순하고, 평범하고, 지겨운 일은 회피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

그것은 마치 책 편집자가 틀리지 않은 999개의 단어를 읽는 것은 비전문가에게 맡기고, 자기는 오탈자 하나를 콕 집어서 발견하는 일만 하겠다는 것과 같다.(웃기는 일이다.)

한 개의 오탈자를 발견하려면 999개의 정상적인 단어를 읽을 때도 고도의 전문적인 능력을 발휘해서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1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니 위의 첫 문장은 다음과 같이 수정되어야 한다. 


진정으로 창의적인 일, 전문적인 일은 999의 지겹고 평범하고 단순해 보이는 일 가운데 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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