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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 Oct 05. 2020

'뇌섹남'의 불편함

(2017.5.5)


종종 들어보긴 했다. "뇌섹남"

무슨 뜻인지 잘 몰랐다.

그냥 흘러가는 유행어 정도로 생각했다.

"뇌가 섹스 생각으로 가득찬 남자"

이런 뜻인가?

"뇌가 섹시한 남자 = 매력적인 생각과 두뇌를 가진 남자"

뭐 대충 그런저런 뜻이려니 생각했다.

그런데 몇일전 팔순을 훨씬 넘으신 어머니와 대화 중

어머니께서

"'뇌섹남'이랑 카이스트 수재들이랑

두뇌게임을 벌이는데..."

하시면서 TV방송 이야기를 해서

속으로 벌러덩 놀랐다.

어머니 입에서 마치 당연한 단어처럼 나오는 말이었구나.

'뇌섹남'이...


그래서 네이버 찾아보니

TV방송의 프로그램 이름으로 비슷하게 사용되고 있고

오픈사전에는 "주관이 뚜렷하고 언변이 뛰어나며 유머러스하고 지적인 매력이 있는 남자"라고 되어 있다.

이런 뜻을 표현하기 위해서

Sexy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에는 나도 불만이 없다.

나는 평소에 Sex라는 단어를 긴장감 없이 좀더 편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이다.

좀 생각해보니 이게 괘씸하게 생각되었다.

만약에 '뇌섹남'이란 유행어가 만들어지기 전에

누군가에 의해서 '뇌섹녀'라는 유행어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해보자.

장담컨데 그 뜻은 '백치미'와 유사한 뜻으로

사용되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장담컨데 여성과 Sexy를 결합한 단어를

"지적인 매력"의 뜻으로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이 뇌가 되든, 뭐가 되든.

그러니 '뇌섹남'이란 조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남'이다.


이것이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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