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로치
켄 로치 감독의 영화를 본다는 것은 용기를 가진다는 것이다. 가장 세련된 그래서 가장 괴악한 흉물이 되어버린 신자유주의 시대의 자본주의가 어떻게 노동자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어가는지의 생생한 현실을 마주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용기를 필요로 한다. 이젠 더 이상 허울 좋은 '노동자'로조차 대접받지도 못하는 노동계급의 나락은 어디쯤에서 멈출지 알 수 없다.
삶의 구석구석을 파헤쳐서 아주 작은 희망이나 조금의 달달한 꿈마저도 앗아가는 것은 얼마나 잔인한가? 이런 현실을 꿋꿋하게 훑어내지만 관념적인 보편성에서 맴도는 맥 빠진 영화가 아니라 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마주칠 우리 이웃, 우리 형제, 우리 누이, 우리 아이들의 숨결로 만들어주는 켄 로치의 끊임없는 행진에 그저 고마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