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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 Nov 12. 2020

<러스트 앤 본>(2012)

자크 오디아르

장애인이 된 연인을 돌보는 그리고 함께하고 사랑하는 영화는 쉽게 감동을 일으키는 소재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낯설고 충격적인 영화 <디판>(2015)의 감독 자크 오디아르가 2012년에 만든 <러스트 앤 본>은 그 진부함을 비껴 나가기에 충분하다. 벨기에의 신인 배우 마티아스 쇼에나에츠가 연기한 주인공 알리는 다정다감하지도 않고 사려 깊지도 않고 어떤 애틋한 동정도 품고 있지 않다. 돈내기 싸움터에서 피를 흘리는 쌈꾼의 폭력성과 자신도 밑바닥 삶이면서 노동자들을 감시하는 카메라를 설치하는 사회적 무감각과 여성을 그저 섹스 파트너 정도로 여기는 그러기에 도리어 지나치리 만큼 쿨한 그런 남자다. 바로 그런 '무감각'이 두 다리를 잃은 여주인공 스테파니(마리옹 꼬띠아르)와의 허물없는 관계를 만들어나가게 한다. 영화는 아들을 잃을 뻔한 알리가 자신의 약함을 드러내며 스테파니에게 손을 내미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영화의 해피엔딩은 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지만 항상 의심이 뒤따라온다. 그런데 과연 그 다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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