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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 Dec 02. 2020

<주눅이 사라지는 방법>

유현아

내일 아침 일찍 움직여야 해서 서둘러 잠자리에 들었는데, 이틀 전 유현아 시인에게 받은 시집을 읽기 시작한 것이 문제였다.


시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자리에서 꿀꺽 삼켜버린 것은 난생처음이다. 마치 소설을 읽어나가는 기분도 들고 잘 연출된 예술영화를 보는 기분도 든다.


청소년, 노동, 가족, 가난, 세월호, 성장, 그리고 그 밑바닥에 깔린 공감의 서사가 시집 전편을 통해 팽팽하면서도 꼬여있는 형상으로 아프게 삶 속으로 파고든다. 아니 삶을 아프게 물들인다. 유현아 시인은 그 속에 정체모를 희망이나 가능성을 들이밀지 않는다. 있는 사실을 그대로 긍정하면서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 의문을 제기한다.


창비에서 청소년 시집으로 포장했지만 성인이 읽어야 할 시집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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