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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 Sep 28. 2021

환갑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네

멈추기엔 너무 밀려 가버리네

잊기엔 너무 엉겨붙어 있네


날 보니 그저 추접스럽고

그간 흘린 땀, 그 내음 역겨울 뿐

이름 석자 훨훨 흩뜨리고프나

주름진 육신에 불낙인처럼 찍혀있네


생의 기운 쭈그러지고

죽음은 날 보고 웃음 짓지만

마주 보고 싶지 않은

비릿한 비웃음이라네

이건, 죽음의 자격조차 못 가진

그저 반죽음이라네

남은 건, 그래, 그 반쪼가리 죽음이라네

혹여 반쪼가리 생일지라도

그게 무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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