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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 Dec 28. 2021

시간이라는 잣대

-오로지 체감으로만 다가오는 사람의 인지 능력

가장 어리석고 오만한 것은 나이가 들면서 현명해진다는 생각이다.

불혹이니, 지천명이니, 이순이니 하는 말로 우리네에겐 아주 몹쓸 인이 박혀 있다.

나이 30대가 넘어서면 오직 아집과 고정관념만이 강화될 뿐이다.

그런데 딱 한 가지, 나이가 들면서 눈이 트이며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시간을 가늠하는 능력이다. 아니 '세월'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시간은 '실재'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객관적인 대상을 인지하기 위한 일종의 잣대와 같은 것이다.

그러니 그 시간(=세월)은 오직 살아봐야 체감할 수가 있다.

철들고 40년을 살아보면, 그 40이라는 숫자를 가늠하게 된다.

(여기서 '철들고'란 내가 세상과의 부대낌을 느끼게 되는 시기를 말한다.)

내가 철들었을 때 그러니깐 1970년대 후반쯤. 나에겐 4.19도 6.25도 캄캄한 먼 옛날이었다.

사실 당시로서는 코앞 바로 20~30년 전 일이었는데 말이다.

이제 철들고 40년을 넘게 살아보니, 역으로 거슬러올라가 그 이전의 40년까지도 가늠이 된다 이 말이다.

대략 1920년대까지도 거슬러 올라가며 대략 '세월'로서 가늠이 되더란 말이다.

그렇게 대략 한 세기가 느낌으로 다가오고 살갗에 스친다.

비로소 한 세기를 하나의 잣대로 삼을 능력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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