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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2015)

파올로 소렌티노

by 로로

늙다리 마이클 케인과 하비 케이틀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파울로 소렌티노 감독이 영화 제목을 Old나 Aged가 아니라 <유스>(Youth, 2015)라고 한 이유는 진정한 '젊음'이란 자기의 나이에 대한 적절한 자각임을 말하고 싶어서인지도 모른다.


진짜일까 가짜일까 혼란을 주는 늙은 뚱땡이 마라도나의 등장은 그의 등에 커다란 마르크스 얼굴이 문신으로 새겨진 것으로 봐서 가짜 마라도나임을 알 수 있다. (실제 마라도나는 체 게바라와 마오쩌둥 얼굴을 문신으로 새겼다.)


때문에 영화 마지막에 등장하는 소프라노 조수미는 진짜일까 잠시 혼동이 되는데 그녀는 틀림없는 진짜 조수미이고 실제 조수미의 노래였다. 이 영화가 한국에서 10만 명도 보지 않았기에 영화 출연에 후회했을 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화려한 교향곡처럼 흘러가는 소렌티노 감독 특유의 연출은 끊임 없이 흐트러지게 하는 짜투리 화면들을 온전히 하나로 묶어준다. (때론 너무 나갔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말이다.)


갑작스런 자살이든(하비 케이틀), 영국 여왕 앞에서의 오케스트라 지휘든(마이클 케인) 늙음에 대한 자각은 현재의 '젊은' 선택을 가능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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