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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잡문

볼펜의 눈물

by 로로

흔히 볼펜똥이라고도 하지

두세 줄 그으면 눈물을 흘리지

늘 휴지를 옆에 두고

눈물을 닦아주지

모나미 볼펜은 그랬지


어쩌다가 내 손에 들어온 Parker 볼펜

2년 동안

단 한 번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지


오늘

단 1센티 전까지

굵고 힘차게 선을 긋던 너는

갑자기 자취를 감추었지

아무리 여러 번 흰 종이에 그어도

미세한 흔적조차 남기지 않았지

마구 흔들어 보아도

소용이 없었지


그렇게 너는 갔구나

어쩜 그렇게 깔끔하게

떠나는지


나도

그렇게

떠나리라

때가 되면

깔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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