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두 마리를 차버리다

- 나의 유별난 꿈 이야기 4

by 로로

(오래전 꿈이지만 "유별난 꿈" 시리즈를 쓰면서 이 꿈은 꼭 기록을 남겨야 하기에 뒤늦게 긁적인다.)


벌써 7~8년은 된 듯싶다.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나서 나에게 다가왔다.

놀라고 겁이 나서 가까이 왔을 때 오른발로 힘차게 내질렀다.

아뿔싸!

잠결에 실제로 오른발을 내질러 침대 왼쪽의 시멘트벽을 격하게 차버렸다.

엄지발가락이 너무 아팠지만 다시 잠에 들었다.

아침에 깨보니 엄지발가락이 시퍼렇게 피멍이 들었다.


여기서 끝이면 진기명기 꿈에 속하지는 않을 것이다.


바로 다음 날, 또 그럴까 봐서 보통 때와 다르게 침대에 머리를 반대편으로 하고 잤다.


그런데 또 호랑이가 나타났다.

이번엔 왼발로 힘껏 내질렀다.

아이쿠~

이번엔 왼발이 오른쪽 벽을 차버렸다.

마찬가지로 아침에 보니 피멍이 들었다.


결국 두 엄지발가락은 서서히 파란색에서 검은색으로 변하다가 결국 너덜너덜 떨어져 나갔다.

다시 나기 시작한 발톱이 제 모양을 갖추기까지는 반년은 걸린 거 같다.


이 이야기를 당시 만나던 선배에게 말했더니, 호랑이를 차버리면 어떡하냐면서 자기는 비슷한 꿈을 꾼 적이 있는데 호랑이를 꽉 포옹했다고 했다.

그 결과인지 그 사람은 늘 돈이 알아서 굴러들어오는 삶을 살고 있다.


나도 그 결과인지 늘 궁핍에 시달리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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