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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 시리즈의 종결인 줄 알았는데...

by 로로

영화 첫 장면에서 톰 크루즈가 관객을 바라보며 감사의 인사를 한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는 지난 약 30년간의 7편이 모두 소환된다. 어떻게든 연결고리를 만들어 끼어 맞춘다. 그리고 제목은 The Final Reckoning(최후의 심판)이다. 이쯤 되면 이 작품이 이 시리즈의 종결이겠구나,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톰 쿠르즈가 낙하산 없이 추락할 때만 해도 나는 007 시리즈의 대니얼 크레이그처럼 끝까지 임무를 수행하고 장렬하게 죽을 줄 알았다. 어쩌면 처음에는 그렇게 기획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좀 실망이다. 탐 크루즈는 보조 낙하산으로 (다소 억지스럽게) 살아나고 이후에 다소 장황하게 '설교'성 메시지가 이어진다. 멸종될 수도 있었던 인류에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경고이며, 권고이며, 호소이며, 가르침이다. 물론 부정할 수 없는 훌륭한 멘트이다. 그런데 이러한 '설교'와 더불어 인류의 운명을 쥐게 되는 AI '엔티티' 백업본이 탐 크루즈의 손에 들어온다. 본래 톰 쿠르즈는 이것은 어느 누구의 손에도 들어가서는 안되고 파괴되야만 한다고 주장했었다.


그런데 그것이 마지막에 탐 크루즈의 손에 들어오고, 그는 다소 흡족해하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이 순간 탐 크루즈의 종교인 사이언톨로지(Scientology)가 불현듯 머리에 떠올랐다. 이 마지막 설정은 지극히 종교적인 사이언톨로지 홍보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까지 가지게 되었다. 사이언톨로지가 인류의 미래를 손에 쥐고 있다는 것일까?


물론 이번 작품 또한 짜임새가 훌륭하고 액션도 탁월하다. 거의 3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이지만 금방 지나간다. 물론 오줌보가 터질 것 같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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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는 이 시리즈를 좋아하고 개봉할 때마다 꼬박꼬박 영화관을 찾는다. 이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는 다양한 인종이 결합된다는 점이다. 흑인은 물론 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여성은 전형적인 인형 미녀가 아니라 매우 특색 있는 인물이 등장한다. 지난번에 등장한 프랑스어를 쓰는 동양계 여성(전편에서 일본어 한마디를 하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일본계)은 이번 작품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느낌이 좋았던 것은 뜬금없는 이누이트의 등장이다. 그리고 이누이트를 아내를 맞은 (미션 임파서블 1편에 등장하는) 전직 CIA 컴퓨터 설계자가 자신의 아내를 소개하는 모습이다.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관심을 보일 때 그는 항상 이누이트인 자기 아내를 같이 소개한다. 훈훈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북한은 이 영화를 매우 좋아할 것 같다. 북한은 당당하게 핵 보유국으로 등장한다. 성조기와 함께 다른 어느 나라의 국기보다도 북한의 국기가 부각이 된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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