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변한다.
소유와 욕망으로 질척이는 마음의 대지가
어느덧 푸석거리며 먼지 나는 황량한 곳으로 변하고 나서야
애인관계보다 친구관계가 더 소중하고 고결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흔히 너무 늦다.
피하고자 할 때
느닷없이 침입해온
그 사람의 혀가 남겨 놓은 타액은
왜 이리도 오랫동안
입안에 감도는가!
사랑은 '그것을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어떤 것을 주는 것이다.
무의식이란 접근
불가능한 현상이지
내 현상학적 체험을 규제하는 객관적 메커니즘이 아니다.
우리 환상의 중핵을 우리 자신은 감당할 수 없다.
꿈은 실재와의 대면을 피하기 위해 그것을 환상화하는 것.
꿈은 늘 계속 꿈을 꾸고자 한다.
그래서 외적 요소를 꿈속으로 통합한다.
하지만 그렇게 통합된 꿈은 실재와 마주치게 한다.
그 실재와 마주치지 않고 계속 꿈을 꾸려면 꿈에서 깨어나는 수밖에 없다.
환상은 실재와의 대면에서 우리를 구해주는 스크린이지만
가장 근본적인 차원에서 환상은 결코 주체화될 수 없으며,
그것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억압되어 있어야 한다.
내 진실의 자리에 나는 과감히 접근해야 한다.
나 자신의 욕망의 기본 좌표와 그로 인한 곤경을 대면하는 것.
항상 나를 따라다니지만 나로서는 의식할 수 없는 의미나 규칙.
의무와 권리의 대칭
- 살아야할 의무
- 욕망할 권리
존재하는 것이 무보다 의미가 있는 것.
생명이 무생물보다 소중하다고 여기는 것.
생명 중에도 인간 생명이 우선시 되는 것.
삶이 죽음보다 가치있다고 말하는 것.
이 모든 것에는 어떠한 근거나 합리적 설명이 불가능한 사유의 무조건적 전제이다.
이를 생명이기주의라 부르자.
아직 생이 남아 있다면
저기 돌멩이에게 양보하자.
뭔가를 주지못해 애걸복걸 하다가
뭔가를 받지못해 애걸복걸 하게되는
그 변곡점의 양측을 사랑이라 부른다면
그처럼 허무하고 맹랑한 것이 또 어디 있을까?
※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다.
메모장에 있는 위의 글들이 어떤 책을 읽다가 옮겨놓은 것인지...
아니면 스쳐 지나가는 나의 생각을 끄적거린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