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
반쯤 질질짜고 반쯤 웃기려 애쓰는
전형적인 한국영화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잘 다듬어진 아이디어 상품".
읽을 필요가 없는 책을 읽고 난 기분이지만
그렇다고 후회되지는 않는 충분한 긴장감.
장편영화 데뷔작인 신인 감독의 1천만 돌파라는 기염에 호기심으로 봤지만
다음 영화가 딱히 기대되지는 않는 그런 영화.
영화와 미술로 생을 흡수하고, 무의식으로 생을 탐닉하며, 합리성으로 생의 방벽을 구축한다. 불현듯 '무(無)'에 마주치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