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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라짜로>(2018)

알리체 로르와커

by 로로

현실에 대해서는 날카롭고 잔인한 풍자.

희망에 대해서는 슬프고 마법적인 우화.

2018년 칸느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넋을 빼앗는 마술적 리얼리즘.


희대의 대형 사기극에 농락당하며 대략 1990년대에 도시에서 멀지는 않지만 오지가 된 담배농장에서 노예같은 농노로 살아가는 일군의 가족 관계로 얽힌 마을 사람들은 경찰에 의해 해방되지만, 2010년대 현재 그들은 도시에서 집도절도 없는 가난의 최하층에서 허우적거리며 살아간다. (고레에타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처럼.)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 라짜로의 이름이 수 백번 외쳐질 것이다. 왜? 그것은 어쩌면 성서의 그 유명한 부활 사건 "나자로여. 일어나라."를 상기시키기 위함일까? 영화의 라짜로는 죽은 지 대략 30년이 지났지만 젊은 나이 그대로 부활한다. 늑대에 의해. 그럼 죽은 라짜로(=나자로) 부활시킨 늑대가 예수? 그런데 실제로는 영화 속 라짜로가 예수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흔한 예수상이 아니라 순결함, 순수함, 순진무구함 그 자체이기에 현실 속에서는 그저 멍청한 바보일 수 밖에 없었다는 니체의 <안티 크리스트>에 묘사된 예수상 말이다. 결국 라짜로(=예수)는 새총을 '무기'라고 말해 은행 강도로 몰려 집단구타로 죽음에 이른다. 이는 마치 '유대인의 왕'이라는 말 때문에 죽음에 이르는 예수를 생각나게 한다.


"알리체 로르와커."

이름이 참 어려운 이 이태리 감독을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첨부한다.

2014년 작품으로 칸느 그랑프리 수상작 <더 원더스>를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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