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만도 이아누치
이런 류의 블랙코미디가 평론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는 흔치 않다. 게다가 내용도 한참 철 지난 이야기 아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튼토마토 90%가 넘는 후한 평가를 받는 이유는 통쾌한 풍자보다는 '권력'의 속성에 대한 진지한 탐구가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끌미끌하여 손에 잡히지도 않고, 인간에게 붙어다니는 것처럼 생각되지만 어느 틈엔가 인간, 인간의 관계, 조직 등을 훌쩍 넘어서는 것. 급변의 순간에는 정체 모를 '생물'로 떠돌아 흘러다니면서 인간을 순식간에 파괴하는 그 무엇. 그것이 권력이다.
실제 역사에서는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경과하면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이 영화는 그것을 불과 몇 일간에 벌어지는 일로 다룸으로써 흥미과 긴장감의 밀도를 극적으로 고양시킨다.
흐루시초프 역을 맡은 스티브 부세미의 능글능글한 연기가 덤이다.
*실제 역사에서는 비밀경찰로 권력 기반을 다진 (끔찍한 피의 숙청의 대명사) 베리아가 스탈린 사후 짧은 기간 권력을 가졌을 때 놀랍게도 많은 개혁적인 조치가 이루어졌다는 아이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