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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 Oct 03. 2020

난독증과 속독법

1.

나는 글을 읽을 때 문자를 소리로 변환해서 (속으로) 읽는다. 이게 정상인가? 다른 사람도 그런가? 소리로 변환하지 않고 읽는 것이 가능한가? 문자를 형상으로만 두뇌에 입력해서 그것을 사고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한가?


2.

소리로 변환해서 읽다보니 읽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 읽는 속도가 느린 것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했으면 아직도 중고등학교 국어시험에서 시간이 부족해 쩔쩔매는 꿈을 꾸곤 한다. 일종의 난독증이다.


3.

글을 읽는다는 것은 그것을 소리로 변환하든 안하든 '이해'를 전제로 한다. 이해는 '생각'을 필요로 한다. 생각은 언어 활동이다. 그렇기에 생각에도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한데 (인지능력이나 이해력과는 별개로) 이것이 사람마다 현격히 차이가 날까?


4.

속독법이란 것이 있는데 그게 언어적 축지법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그게 정말 실제로 가능한가? 눈알을 빠르게 굴려서 문자를 형상으로 훑는 것은 훈련으로 가능하겠지만, 이해를 위한 '생각'의 속도가 그것을 따라갈 수가 있을까?


5.

'의식'의 영역에서는 두뇌 활동의 절대적 시간이 비슷할 것으로 생각한다. 칸트나 니체가 산책하며 생각에 잠겼을 때 그들은 생각의 속도가 빠르다기 보다 "깊고 폭넓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본다.


6.

그런데 무의식의 영역에서의 두뇌활동은 시간을 초월하는 것으로 보인다. 꿈의 시간은 현실의 시간과 다르다. 영화 <인셉션>에서와 같이 찰나의 순간이 무의식에서는 매우 길어질 수가 있다. 물론 이것은 뇌의 물리적 활동 능력에 제약되긴 할것이다.


7.

이 모든 잡념이 책 읽는 속도가 느린 데서 연유한 것이다. 나도 책을 빠른 속도로 읽고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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