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소와 오종
[슬픈 거짓말들, 그리고 아픈 거짓말]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 자기가 처한 난감한 상황을 숨기고는 그저 평안하고 행복하다고 말하는 거짓말은, 슬프다.
전쟁에서 친구의 총탄에 죽은 남자의 약혼자에게 그 남자가 생전에 루브르에서 가장 좋아했던 그림은 마네의 "창백한 얼굴의 젊은 남자가 고개를 뒤로 젖힌 그림"이라고 말해주는 것은 또 어떤가? 그 그림이 실상은 마네의 <자살(Le suicide)>이었는데. 차마 죽음이나 자살을 말에 담기가 어려워 반쯤 접어서 감춘 거짓말이라면. 그 또한 슬프다.
사랑했던 죽은 약혼자가 생전에 가장 좋아했던 그림, "침대에서 한 남자가 머리를 뒤로 젖힌" 그림을 보기위해 루브르에 찾아간 여인이 맞닥뜨린 그림은 마네의 <자살>. 이에 그녀의 말. 이 그림은 "살려는 의지를 준다"고. 이 역설적 거짓말은 슬프기 전에 더 큰 감정이 가로막는다.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