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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2018)

알폰소 쿠아론

by 로로

<그래비티>의 감독 알폰소 쿠아론은 결코 실망시키지 않는다. 아니 더욱 성숙해서 가히 예술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영화 <로마>는 개인사 속에 어떻게 사회를 투영하고, 부드러움 속에 어떻게 비수를 숨겨두고, 죽임의 힘에 어떻게 살림의 힘이 움트는지를 보여준다.


트럼프의 멕시코 장벽으로 한판 씨름을 펼치는 와중에 멕시코시티를 배경으로한 멕시코 감독에게 헐리우드가 이번에 아카데미상을 안겨줄지 지켜볼 일이다.(<로마>는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촬영상, 미술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뿐만아니라 외국어영화상으로도 후보에 올라있다.)


1971년 학생시위대를 향한 발포로 120여명을 학살한 사건의 배후에 CIA가 있음을 암시하는 이 영화에 말이다. 그 학살은 깡패들을 긁어모아 만든 준군사조직의 소행인데 미군인 교관이 훈련을 시켰다.


"차렷"


스페인어와 멕시코 원주민어가 뒤섞여 나오는 와중에 갑자기 튀어나온 한국어. 이어폰 바깥에서 들려온 소린가 잠시 헷깔렸다. 그 정체는 미국인 교관을 쫓아 새로 살인기술을 가리키러 온 한국인 교관의 구령이었다. 아~ 씨발. CIA 뒤꽁무니에서 가지가지 하고 돌아다녔구나. 딱이다.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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