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잔의 The Eternal Feminine

by 로로

[여성의 미덕?]

세잔의 The Eternal Femi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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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잔의 작품에서 이처럼 노골적인 메시지를 담은 그림을 찾기란 어렵다. 이 작품이 세잔 생전에 발표되었을 것 같지도 않다.


The Eternal Feminine이란 개념은 심리학적, 철학적, 젠더연구 등에 중요한 것이고 그 기원은 그리스-로마시대까지 거슬러 가며, 괴테가 처음 독일어로 이 개념을 사용했고 니체가 발전시켰다고 한다.


'영원 불변의 여성성'. 본래 여기에 담긴 뜻은 남성의 우월적 시각에서 여성의 미덕을 한껏 치켜올린 것이다. 영적인 존재, 천사, 친절, 희생, 도덕성, 용서, 그리고 가정성(domesticity) 등등.


여성성에 이러한 숭고한 가치를 한껏 부여하고 그 대신 그 여성성은 영원불변의 것으로 낙인찍는다.


그런데 세잔은 그 개념을 끌어다가 20세기 후반의 페미니스트가 이야기할만 한 비판적 이미지를 노골적으로 화폭에 담았다.


알몸의 여인은 어떤 정해진 양식의 건물 중앙에 다리를 벌리고 있고 눈에는 피눈물이 흐른다. 여인을 삥 둘러싸고 온갖 종류의 남성이 여인을 향하고 있다. 사제에서부터 신사양반, 술꾼, 예술가...


어떤 예찬을 하고 있는 것처럼 흉내를 내고 있지만 그림 전체에는 게걸스러움이 흘러 넘친다. 맨 오른쪽에는 세잔 자신도 그려넣은 듯하다.


어쩌면 자연주의 작가 에밀 졸라나 모파상과 한껏 입담을 나눈 후 그 느낌과 생각을 순식간에 화폭에 담은 후 화실 어딘가에 처박아두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세잔의 이 특별한 그림. "영원한 여성성"이란 제목을 붙여 여인의 눈에 피눈물을 흘리게 한 이미지.

이 그림을 명절을 맞는 우리 모두에게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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