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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 Oct 03. 2020

야밤에 러시아혁명 때문에 씩씩거리게 된 사연

1.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러시아' 항목을 검색하다.


2. "1917년의 2월 혁명으로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이 되었다"라는 설명을 보다.


3. 2월 혁명은 부르주아 혁명이기에 이 혁명으로 "소련이 되었다."라고 설명하는 것은 명백히 부정확한 것이고 '10월 혁명'이라고 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며 모든 백과사전에 그렇게 되어 있음을 확인하다.


4.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 오류/정정 신고를 하려는데 그런 것을 올리는 곳이 없음을 확인하다.


5. 할 수 없이 '신문고'에 올리려는데 오류가 나서 신고가 되지 않다.


6. 브라우저 문제인가 하고 크롬과 파이어폭스로 해도 오류가 나다.


7. 할 수 없이 답변의 의무가 없는 '나도 한마디' 게시판에 올리려고 하다.


8. 역시 오류가 나서 글이 등록이 안되다.


9. 오기가 나다.


10. 정부 전체가 통합된 온라인 신문고에 가서 해당 사항을 등록하려고 하다.


11. 내용을 다 입력하고 과정을 거쳐(본인인증 및 각종 개인 정보를 다 넣어야 함) 등록을 누르니 입력 내용에 잘못됐다면서 설명도 없이 확 처음으로 돌아가다. 훌라~~


12. 나의 머리가 돌아가다.


13. 다시 본인인증 등 처음부터 하다.


14. 마지막 처리기관 선택을 하려는데 다른 작은 기관도 다 있는데 '국립국어원'은 없다. 아주 머리가 돌아가시겠다.


15. [기타]를 선택하면 입력창이 열릴 줄 알고 [기타]를 눌렀더니 엉뚱한 기관명만 나오다.


16. 할 수 없이 '교육부'를 선택하다.


17. 드디어 민원이 신청되다.


18. 교육부에서 이 민원을 접수한 사람은 무슨 이런 황당한 민원이 다있나 할 것이다.


19. 국립국어원아! 누리집 관리 제대로 하고, 사전 내용 오류/정정 신청 받는 항목 만들어라. 좋은 말 할 때. 세금으로 일하는 거면...


20. '표준국어대사전'은 그동안 내가 엄청 의지해 왔는데, 이제 그 믿음과 신뢰가 무너지다.


이것이 괜히 야밤에 '러시아' 항목을 찾아보는 바람에 40분 동안 씩씩거리게 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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