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에 최초의 5분

#내게주는선물#새전거님#평로라

by kei

내게 주는 선물로 새 자전거를 샀는데 타이밍도 멋지게 장마가 시작되었다.

'마히 매양이랴' 라지만 언제까지고 방구석에 새전거님을 모셔두기도 그래서 가성비 좋다는 평로라를 샀다.

평로라란 자전거를 집에서도 탈 수 있게 만든 작은 컨베이어 벨트이다. 라고 생각하면 된다. 될까?

나름 자전거를 왠간히 다룰줄 안다고 내심 자부하였건만. 평로라에 자전거를 올리고 육중한 몸을 얹는 순간 그 난데없는 자부심은 달 밖으로 날라가 버렸다. 새전거님이 땅에 발, 바퀴를 디뎌보지도 못하고 나와 함께 로라 밑 내 방 바닥에서 산화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식은 땀과 함께 내 목을 타고 등과 배로 흘러 내렸다.

넘어지고 내팽게처지기를 사흘째인 오늘.

평로라위 자전거에 오른지 한시간 만에 내 생에 처음으로 5분 간. 벽에 의지하지 않은채 오롯이 내 힘으로 새전거님을 영접할 수 있었다.

마치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두발 자전거를 처음 탈 때의 기쁨이 이러지 않았을까 싶다. 또는 면허를 따고 처음 혼자 차를 운전할 때의 기분이랄까.

어쩌면 아직 이런 기쁨이 내게도 존재한다는 것이 더 놀라웠는지도 모르겠다.

새전거님과 평로라의 콜라보레이션 덕분에 이렇게 다시 브런치에 글도 올려본다.

이제 다시 '한 줄도 쓰지 않는 날이 없다.'를 지켜나가 보리라.

앞으로는 자주 내게 선물을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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