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말이로 배우는 인생철학

by 마린


계란은 우리가 흔히 요리해 먹는 식재료다. 계란으로 할 수 있는 요리는 참 많다. 계란후라이는 쉽게 만들어 먹지만, 계란말이는 손이 많이 가고 어느 정도 손기술이 필요한 메뉴라 괜히 망설여지곤 한다.


파래가 제철인 지금, 제철 식재료와 우리에게 익숙한 계란을 조합해 자주,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오늘 배우기로 했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 선생님께서 진지하게 말씀하셨다.

계란은 비싸고 귀한 재료라기보다 흔해서 하찮게 여겨질 수도 있는 재료라고. 그래서 손이 많이 가는 계란말이를 굳이 왜 배워야 하느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고 하셨다.


하지만 살다 보면 늘 같은 요리만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소중한 사람을 위해 예쁘게 계란을 말아 도시락에 넣어 줄 날도 있고, 누군가를 정성껏 대접해야 할 순간도 온다고. 그때 요리는 내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무기가 된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하셨다.


무언가를 배운다는 건 그런 일이라고.

몰랐기 때문에 배우고, 알고 나면 언젠가는 쓸 날이 꼭 온다고 하셨다.


우리는 대부분 편한 것을 찾지만, 요리는 결국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도 덧붙이셨다.


요리를 하다 보면 그날의 날씨와 기분에 따라 그릇 세팅도, 음식의 모양도 달라지고 싶어진다. 그 모든 것은 결국 나에게 달려 있다. 보기 좋은 음식은 누구나 좋아하고, 그 기쁨은 나와 내 주변 사람을 함께 행복하게 한다고, 선생님은 계란으로 요리 철학을 들려주셨다.


오늘 우리는 당근을 넣은 흰자와 파래를 넣은 노른자를 층층이 말아 계란말이를 완성했다. 보기에도 예쁘고 맛도 좋았다.

요리는 만드는 사람도 즐겁고, 먹는 사람도 행복하게 하는 근사한 일이라는 걸 다시 느낀다.


어느덧 겨울학기 종강이 다가왔다. 우리는 또 한 계절을 요리하며 함께 보냈다.

3월에 시작하는 봄학기에는 냉이와 쑥을 넣은 요리를 배울 예정이다. 벌써 입안에 땅의 기운과 향기가 번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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