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부모님과 함께하는 주말.
오전에는 아빠와 함께 카센터를 다녀왔다. 몇 년째 초보운전을 벗어나지 못하는 큰딸을 위해 아빠는 오늘도 부지런히 움직이신다.
차 상태를 파악하시고 내용을 카센터에 전달하셨다. 한 달을 미루던 일이 5분 만에 끝나는 순간이었다.
잘 모르는 초보 운전자라면 수리비를 더 받을 수도 있었을 텐데, 센터 사장님은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만 받으셨다.
조용해진 차와 함께 돌아오는 길에 역시 아빠가 최고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오랜만에 부산에 오셨으니 회를 먹으러 나섰는데, 우리는 어느새 연화리 해녀촌에 도착해 있었다. 햇빛 한 점 없이 흐린 오늘 같은 날은 진하게 끓인 전복죽 한 그릇이 운명처럼 느껴졌다.
바다가 보이는 포장마차에 들어가 바다 내음 가득한 해산물 한 상을 먹고, 가마솥에 푹 끓인 전복죽을 먹었다. 전복죽을 먹다 보니 수능 전날 전복죽을 끓여 자취방에 오셨던 부모님이 생각났고, 전복죽을 좋아하시는 외할머니 이야기도 나왔다. 그리고 오늘 연화리에서 먹은 전복죽은 앞으로 우리가 추억하게 될 또 하나의 따뜻한 한 그릇이 될 것이다.
우리가 점점 자라면서 부모님의 그늘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럴수록 부모님의 품이 가장 안전하고 포근하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차를 수리하고 돌아오면서 웃던 아빠의 미소가, 기분이 좋아 “내가 쏜다”고 말하며 웃던 엄마의 목소리가 계속 생각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