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지 않은 일은 언제나 수많은 물음표를 안고 간다.
그래서 때로는 물음표조차 허락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해보는 선택을 한다.
무모하거나, 혹은 용감하거나.
어제는 오랜만에 장거리 11km, 업힐이 있는 코스를 달렸다.
코스를 보자마자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가보기로 했다.
오르막길을 쉬지 않고 뛰어오르다가, 힘들어서 웃음이 났다.
조금만 더 알아봤다면 아마 도망쳤을 코스였다.
허벅지와 엉덩이에 힘을 주고, 호흡에 집중하며
겨우 두 개의 오르막을 지나왔다.
그리고 만난 내리막길.
한 마리의 고라니가 된 듯, 가볍게 뛰어 내려왔다.
그 순간 느낀 속도감과 몸의 움직임이 너무 좋아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을 만큼 즐거웠다.
산을 오르고 내리며 11km를 완주하고 나니
두 다리는 얼얼했지만, 온몸에는 에너지가 가득 찼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각이었다.
자존감이 올라가는 느낌, 심장이 뛰는 소리.
‘나 할 수 있네. 이걸 해냈네.’
새로운 코스, 어려운 코스를 해냈다는 성취감에
밤늦도록 쉽게 잠들지 못했다.
이런 성취감은 또 다른 다음을 만든다.
다음에는 어디를 뛰어볼지, 자연스럽게 찾게 된다.
할까?라는 의문이 들 때는 ‘해!’라고 말하고
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들 때는 ‘갈 수 있다!’라고 말하기.
스스로를 이끌고 응원하는 일.
그 과정에서 나는 나와 대화를 나누고,
조금씩 새로운 것들을 배워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