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지 않겠다던 친구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지 않겠다던 그 친구가 엄마가 되었다.
조산으로 예상보다 조금 일찍 아이를 만났고,
기다리던 100일이 지나 나는 친구를 보러 다녀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친구는 작은 아이를 조심스럽게 소개했다.
친구를 닮은 예쁜 입으로 옹알거리는 모습에, 나는 한눈에 반하고 말았다.
유학생활을 함께하며 누구보다 가까웠던 친구.
그래서인지 오늘따라 더 들떠 보이는 모습에서
그 시간이 많이 기다려왔음을 느꼈다.
아이와 단둘이 집에 머물며 쌓였던 이야기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나는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고, 귀로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었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되며, 친구는 인생의 2막을 시작하고 있었다.
소중한 사람의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건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그들 역시 같은 마음으로 나를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점점 서로의 인생 방향이 달라지고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스친다.
이제는 같은 주제로 오래 이야기 나누기 어렵고,
서로의 일상을 온전히 공감하기 힘들어졌다는 것에 마음이 쓸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