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ennifer Lawrence (Dec 5, 2017)
[저자 소개]; 제니퍼 로렌스 (Jennifer Lawrence)는 X-Men 시리즈와 헝거 게임 (The Hunger Games) 시리즈, David O. Russell 감독의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David O. Russell 감독의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Silver Linings Playbook, 2012), 아메리칸 허슬 (American Hustle, 2013), 조이 (Joy, 2015) 등에 출연하였고, 특히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2012)으로는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원문: https://www.lennyletter.com/story/jennifer-lawrence-why-do-i-make-less-than-my-male-costars
본 매거진 (Lenny)에 글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얻었을 때 나는 매우 기뻤다. 나는 페미니즘 (feminism)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다. 지금껏 페미니즘이란 주제 앞에서 나는 아주 조금은 조용한 편이었다. 나는 뭔가 "유행을 타는 (trending)" 주제에 동참하여 목소리를 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나는 아이스 버켓 챌린지 (설명: 2014년 루게릭병 환우를 돕기 위해 미국에서 시작된 릴레이 기부 캠페인)에 있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이다. 해당 챌린지가 어떤 대의명분보다는 단지 "유행"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챌린지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나는 수표라도 끊었어야 했지만 잊어버렸다. 이 대목에서 나를 비난하기보다는 나도 어쩔 수 없는 불완전한 인간임을 기억해 달라. 그러나 나는 지금 쓰는 글에서 만큼은 솔직하고 투명하고 싶고, 바라건대 아무도 열받게 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나는 내 경험이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 전반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소니 (Sony)사에서 발생한 해킹으로 내가 얼마나 남자 배우들에 비해 돈을 적게 받고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을 때, 나는 결코 소니에 화나지 않았었다. 나는 나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나는 일찍 포기했기 때문에 협상가로서 실패했던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딱히 필요하지도 않은 수백만 달러를 더 받고자 싸움을 지속하고 싶지 않았다. (혹시 지금 돈 욕심에 눈이 멀었다고 비난하고 싶은가? 말했지 않냐. 내 경험은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나를 미워하지 말라.)
일찍 협상을 마무리했던 배경에는, 솔직히 말하면 실질적인 싸움 없이 그저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었던 욕구가 있었음을 부인하지 않겠다. 나는 "어렵거나 (difficult)" 혹은, "막무가내 (spoiled)"로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이 생각은 내가 인터넷에서 다른 남자 배우들의 급여를 알게 된 순간 산산조각 났다. 나와 함께 일했던 모든 남자 배우들은 그들 자신이 어렵게 보이거나, 혹은 막무가내로 보이는 것에 대해 전혀 걱정하고 있지 않았다. 어쩌면 협상에 있어 나처럼 생각했던 것은, 젊은 사람의 나이브함일 수도 있고, 성격적인 부분 때문일 수도 있다. 내 생각에는 둘 다 결합된 것 같다. 나는 수년간 이런 내 성격으로 인해 손해를 입어 왔고, 짐작컨대 나와 비슷한 처지의 여자 배우들이 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정 우리는 이런 식으로 행동하도록 사회적으로 길들여진 것일까? 생각해 보면 미국에서 여성이 투표하게 된 건 겨우 90년 전 아닌가? (설명: 미국 전역에서 여성 참정권을 인정한 것은 1920년 8월 18일 수정헌법 19조가 의회를 통과하면 서다.) 혹시 우리는 아직도 남성을 기분 나쁘지 않게 하거나, 무섭지 않도록 하는 특정한 방식으로 의견을 표출하도록 노력하는 내재화된 습관과 싸우고 있는 것인가? 얼마 전 나는 일터에서 이러한 내 생각과 의견을 명확하고 공격적이지 않은 형태로 전달했다. 나와 함께 일하는 남성 직원은 내 의견에 동조해 주었다.
나는 내 의견을 말하면서도 그와 동시에 여전히 호감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랑스러운 (adorable)" 방법을 과도하게 찾고 있다. 그러나 그럴 필요가 없다. 나와 함께 일했던 남성 동료 배우들은, 예컨대 제레미 레너, 크리스찬 베일, 브래들리 쿠퍼 등은 그들의 입장을 어떻게 전달해야 상대가 받아들일지 고심하기보다는, 그저 그들 자신이 원하는 협상안을 위해 싸워서 쟁취한 것이다. 그들은 아마 그들의 맹렬함과 전략을 칭찬받았을 것인데 반해, 나는 내가 얼마나 버릇없게 보일지만 신경 쓰면서 내가 공정하게 책정받아야 할 이익도 받지 못했다. 물론, 이 모든 건 내가 여성인 점과 무관할지 모르고, 남녀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소니에서 유출된 메일에서는 한 프로듀서가 여성 배우에 대해 "막무가내이고 버릇없는 녀석 (spoiled brat)"이라고 얘기한 부분이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완전히 틀린 건 아닌 것이다. 나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똑같은 말을 남성 배우에게 하는 그림을 쉽게 그려 볼 수 없다. (그만큼, 임금 협상에서의 남녀 차별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