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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 Aug 15. 2024

생리대는 누구든지 쉽게 구할 수 있어야 한다.

By Gina Rodriguez (Aug, 2018)

[저자 소개] ; 지나 로드리게스 (Gina Rodriguez)는 1984년 미국 태생의 배우입니다. 부모님이 푸에르토리코 (Puerto Rico) 사람이기 때문에 스스로의 국적을 푸에르토리코로 규정합니다. 참고로, 푸에르토리코는 미국의 자치령 (unincorporated territory, 비합병 영토), 즉 <광범위한 자치권을 얻어 중앙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아니하는 영토>입니다. 때문에 법적 지위가 모호한 측면이 있습니다. 요컨대, 푸에르토리코 주민들은 미국 시민권을 부여받고, 국가원수도 미국 대통령이지만, 정작 미국 대통령 선거에 참여할 수는 없습니다. 지나 로드리게스는 코미디 드라마 제인 더 버진 (Jane the Virgin, 2014–19)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해당 작품으로 2015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TV시리즈-뮤지컬/코미디 부문)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본 글에 대하여] ; 지나 로드리게스는 미국 생리대 브랜드 올웨이즈 (Always)의 #End Period Poverty [생리 빈곤을 끝내자] 캠페인의 지지자로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의학 여성 협회 (American Medical Women's Association)에 따르면, 생리 빈곤 (Period Poverty)이란, “위생 용품 (생리대, 탐폰, 생리컵 등), 세면/ 목욕/ 화장실 시설, 위생 용품 수거함 등 여성의 생리 과정에 필수적인 도구들과 관련 건강 교육에의 불충분한 접근권”을 의미합니다. 2018년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최소 5억 명의 여성이 이러한 생리 빈곤을 겪고 있다고 추정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혁신적인 시도를 한 사례로는 영국 스코틀랜드가 있습니다. 스코틀랜드는 2022년 8월부터 세계 최초로 생리대를 무상 지급하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한국의 생리대 가격은 OECD 국가 38개국 중 최고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음 틴 보그 (Teen Vogue) 칼럼을 통해 범세계적 문제로 주목받고 있는 <생리 빈곤>에 대한 지나 로드리게스의 생각을 함께 살펴봅시다. 편의상 핵심 위주로 요약 및 번역하였음을 미리 밝힙니다.


원문: https://www.teenvogue.com/story/gina-rodriguez-period-poverty


저는 교육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믿으며 자랐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교육이 제 성공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두 분은 학교에서 배우는 규율과 질서, 회복 탄력성 (resilience)이 제 일생 동안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두 분의 말씀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저희 집에서 학교는 매우 중대한 과업이었고,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학교에서의 시간은 제 인생에서 저 자신을 확립하는 데, 그리고 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준 경험들 중 하나입니다. 저는 젊은 사람들이 평등한 기회를 갖고 그들의 최대 잠재력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교육은 그에 대한 평등한 접근권이 보장될 때 비로소 빛을 발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어린 여학생들에게 그들이 놀라운 일들을 할 수 있고, 그들의 상상 이상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얘기를 해 줘도,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는 도구들과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참으로 무의미한 격려일 뿐입니다.


이처럼 제가 교육에 대해 갖고 있는 신념 때문에, 매해 수백만의 미국 여학생들이 수업을 듣지 못한다는 사실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제 곧 개학을 하게 될 텐데, 수많은 여학생들이 중요한 학교 수업과 성장 기회를 놓치게 될 것입니다. 이는 그들이 재능이 없거나, 성공에 대한 의욕이 없기 때문이 아닙니다. 미국 생리대 브랜드 올웨이즈 (Always)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미국 여학생 5명 중 1명 꼴로 학교를 조퇴하거나 결석하는데, 이는 그들의 생리 기간 중 필요한 위생 용품을 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성이 생리 기간에 위생 용품을 쓰는 것은 인권, 즉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그런데 너무 많은 여성들이 이 권리를 보호받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는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 분명합니다. 특히, 여학생들의 자신감이 종종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는 사춘기 시절에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저는 미국 생리대 브랜드 올웨이즈 (Always)와 미국 최대의 기아 구호 단체 피딩 아메리카 (Feeding America)와 협력하여, 올해 (2018년) 생리 기간에 위생 용품을 구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학교를 결석하는 여학생들의 수를 줄여 보고자 노력했습니다. 이 파트너십을 통해, 저는 미국 전역에 있는 선생님들, 보건 선생님들, 그리고 학교 식료품 저장실 (school pantry) 관리 선생님들 (참고: 미국 학교들은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해 무상으로 음식을 제공하는데, 이 음식을 저장하는 공간 (school pantry)을 따로 마련해 두고 있음)로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분들은 <여학생들이 생리 기간에 어쩔 수 없이 학교를 결석하는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분들입니다. 따라서 이 분들의 이야기는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이 문제가 현재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결코 우리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가 아닙니다. 제 동네에서도, 여러분의 동네에서도 발생되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몇 가지 사례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


미국 뉴욕주에서 근무 중인 한 선생님은, 여학생들을 위한 위생 용품을 구비해 두었을 때 출석률이 극적으로 상승하는 것을 경험했다고 했습니다. 이후, 위생 용품을 제공해 달라는 여학생들의 요청이 더욱더 빈번해졌다고도 했습니다.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근무 중인 한 보건 선생님은, 매주 보건실을 방문하는 학생들의 25%가 다른 데서 위생 용품을 구할 수 없는 여학생들이라고 했습니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보건실 출입증을 제출하면서 20분이 넘는 귀중한 수업 시간을 놓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건실에서 구한 위생 용품이 그들의 첫 착용 경험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미국 최대의 기아 구호 단체 피딩 아메리카 (Feeding America)의 한 학교 식료품 저장실 관리 선생님은 매일 아침 여동생을 교실까지 바래다주는 한 오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오늘은 여동생이 학교를 빠질 것이라며 담임 선생님께 말씀을 드렸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여동생이 생리 기간 중인데, 집에 위생 용품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피딩 아메리카 (Feeding America)가 그에게 생리대 한 팩을 주었을 때, 그는 여동생을 깜짝 놀라게 해 줄 수 있어서 매우 기뻐했습니다. 그의 여동생은 바로 다음 날 수업에 복귀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교육은 우리들 중 대다수가 인생에서 갖게 될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때때로 교육은 인생을 바꿀 만한 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어떤 여학생도 단지 <생리> 때문에 학교를 결석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그토록 허무하게 수업을 못 듣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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