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잠드는 알람은 10시. 저녁에 막내딸과 책을 읽는데 10시가 지났다. 양치하고 빨리 잠들길 바랐는데, 딸은 계속 종알거렸다. 나는 귀를 서서히 막으면서 딸의 얼굴, 이빨에 시선이 모였다. 재작년에 교정한 이빨이었다. 나는 이빨이 고르게 나고 잘 다물어지는지 갑자기 궁금해져서 딸의 말을 가로막고 급히 물었다.
"어디 보자, 틀니!"
갑자기 딸이 박장대소를 했다. 나도 덩달아 웃음보가 터졌다.
누가 내 마음에 기름칠을 해준 걸까? 바란 건 아니지만 생크림을 먹는 듯 마음이 부드러워졌다. ‘쩍쩍’ 갈라지는 단조로운 일상에 버터같이 촉촉하고 부드러운 말.
‘틀니’라고 갑자기 뱉은 말도 이렇게 소용 있을 때가 있다니!
윗니가 아랫니를 덮어서 아이가 음식 씹는 걸 어려워해 치과에 갔었다. 다행히 일찍 발견해서 3개월간 교정기를 꼈었고, 지금은 별 탈 없이 지내고 있다.
'틀니'라고 잘못 뱉어진 말처럼 가끔 이런 헛말도 ‘불쑥’ 나와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