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붙은 걸레

네가 조금의 얼룩도 묻지 않게

애쓰던 마음속에는 귀중한 티셔츠

너덜너덜하게 달아버린

내가 빠진 네 마음속에는 허름한 걸레


네게선 벗어났지만

난 더 큰 바닥의 몸에 붙어살아

내가 미세한 티도 안 묻게 기도했다면

너는 픽― 웃을 거야

내가 조금의 오물도 참지 못한다는 걸 알면

너는 또 픽― 웃을 거야


네 몸에서 나와

얼룩진 네 옷을 닦아주고

흩어진 쓰레기를 모아주는 내가

환하게 더럽다고

걸레로 살다가 버려져도

나는 다른 걸레로 태어날 거야

가장 낮은 바닥을 기는 내가

네게 붙어서 말하잖아

나를 잡고 한 번씩 훔칠 때마다

바닥이 속을 비춰준다고


어떤 게 내 모습이냐 물으면

티셔츠도 걸레도 아닌

닦아서 반사되는 빛이라고

영롱하게 말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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