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 집에 왔어!
"오남이" 단편동화... 4
by 손금나비 에세이스트 Aug 17. 2024
“일, 이, 삼, 사, 오. 오발가락이네!”
내가 학교에서 돌아왔는데, 석이가 내 방에 들어와서 햄스터를 보고 있었다. 내 방에 들어오지 말라고 했는데, 불쑥 들어오는 석이가 미웠다. 그리고 내가 먼저 특별한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던 새끼 햄스터를 오발가락이라고 욕하다니! 내가 마땅한 이름이 생각 안 나서 ‘오다리’라고 임시로 지어준 이름보다 석이가 함부로 ‘오발가락’이라고 부르는 게 더 기분이 나빴다.
“내 방에 들어오지 말라고 했지! 나가!”
“그럼, 형아는 왜 우리 집에 왔어!”
나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 동생이지만 때릴 수도 없고, 항상 아줌마가 동생 곁에 있는 것 같아서 더 그랬다. 그렇지만 나는 석이의 말을 듣고 참을 수가 없었다. 나는 석이의 두 팔을 꽉 잡고 눌렀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다. 마음이 떨 듯 석이를 누르는 팔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동생을 들어서 침대에 내동댕이치고 싶었다.
“네가 어떻게 나한테 그런 말을….”
석이가 울며 아줌마를 애타게 불렀다. 손을 놓아야 하는데 말을 안 들었다. 나도 속으로 엄마를 찾으며 울었는지 모른다. 아줌마 오는 소리가 들렸는데, 조금 열린 방문 앞에서 멈췄다. 문고리가 흔들리다 말았다. 석이는 아줌마가 온 걸 아는지 소리쳤다.
“엄마, 아파― 형아가 손을 안 놔!”
나는 몸이 불덩이가 된 것 같았다. 아줌마는 나를 혼낼 줄 알았는데 참는 건지, 모르는 체하는지 방으로 들어오지 않고 기다리는 것 같았다. 문고리가 한 번 더 힘을 주더니 순간, 힘이 빠졌다. 나도 모르게 몸에 힘이 풀리며 석이 팔에 붙어있던 손이 떨어졌다.
“엄마!”
석이가 몇 발짝 안 되는 문을 열고 아줌마 품에 안겼다. 아줌마는 석이에게 아무 말도 안 하고 같이 안방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다시 침대에 누워 몸을 옹크린 채 혼자가 됐다.
나는 엄마 생각이 났다. 내 모든 투정과 화를 받아줬던 내 편인 엄마. 엄마 앞에서는 실컷 울어도 됐는데 엄마가 더 보고 싶었다. 베개가 젖으면서 할머니 얼굴도, 아빠 얼굴도 떠오르고. 아까 동생의 팔을 누르고 있을 때 가만있던 아줌마 얼굴도 떠올랐다.
‘아줌마는 왜 들어오지 않았지?’
나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