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소중한 장난감
"오남이" 단편동화... 8
by 손금나비 에세이스트 Aug 19. 2024
토요일 오후 2시.
점심을 먹고, 아빠와 자전거를 타고 집 근처에 있는 개천을 따라 산책했다. 이 집에 와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개천 가로 쑥과 민들레가 흔하게 피어있었다. 아빠가 일부러 뒤에서 따라오는 것 같았다.
“이제 아빠보다 자전거를 잘 타는데! 이곳 산책로도 좋지?”
“응”
“남이야, 저녁에 영화 보러 갈까?”
“좋아!”
다시 아빠와 자전거를 타니까 예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아빠는 주말마다 같이 자전거를 타고 산책하자고 했다.
아빠와 영화 보고 저녁도 먹고, 나는 8시에 집으로 돌아왔다. 아빠는 약속이 있어 두 시간 뒤에 온다고 했다. 현관에서 신발을 벗고 방으로 들어갔는데 석이가 있었다.
“너 내 방에서 뭐 해?”
석이는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사준 내 소중한 로봇을 만지고 있었다. 세탁실에서 아줌마가 빨래하는 소리가 들렸다. 석이는 내가 들어와서 놀랐는지, 얼른 장난감을 제 자리에 놓다가 책상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쿵―’
“아야!”
“괜찮아?”
나는 놀라 물었고, 아줌마도 놀랐는지 이쪽으로 오는 소리가 들렸다. 석이는 잠깐 울더니 울음을 멈췄다. 다행히도 석이 엉덩이가 바닥에 먼저 닿아서 크게 다치진 않아 보였다. 나는 석이를 안고 있었는데, 아줌마는 고무장갑을 낀 채로 내 방으로 와서 석이의 몸을 살폈다.
“엄마, 나 괜찮아! 많이 안 아파. 형아가 책상에서 떨어지는데 잡아줬어!”
석이가 거짓말을 했다.
‘왜 그러지?’
나는 석이가 나를 위해서 한 말이 믿기지 않았다.
“내가 형아 방에 가면 안 되는데 갔어. 저기 있는 로봇 꺼내려고. 의자를 밟고 올라갔어. 그런데 잘못 밟아서 떨어졌어. 형아가 안아줘서 많이 안 아파!”
“그랬구나, 형이 안아줬구나! 남이야, 고맙다!”
“네 에.”
나는 멋쩍어서 어색하게 웃었다. 아줌마는 내게 미소를 보내고, 석이에게는 당부했다.
“위험하게 책상 위에 올라가면 안 돼! 형 방에도 물어보고 가야지.”
“알았어.”
아줌마는 안심이 되는지 거실로 나갔다. 세탁실에서 다시 빨래하는 소리가 들렸다.